에디터
서재우
사진
이주연

Youngman Hur

허영만
만화가
dfsd

시대의 조류 속에서 다양한 민중의 모습을 포착해 이야기로 풀어내는 허영만은 뭐든 쉽게 변하거나 사라지는 디지털 시대에 몰스킨은 세월의 양만큼 고스란히 남길 수 있는 잘 만든 노트라고 말한다.

매번 만화를 그리는데도 지치지 않는 비결은 무엇인가요?

만화가로 정식 데뷔한 게 1974년이니까, 데뷔 연도로 계산해봐도 만화를 그린 지 43년이나 됐네요. 사람인데 당연히 힘들고 지치죠. 하지만 중요한 건 제가 만화를 정말 좋아한다는 거예요. 이 세상에 좋아하지 않는 일을 하는 사람이 너무 많잖아요. 그런 면에서 저는 지쳐도 이겨낼 수 있는 여지가 있는 셈이에요. 저도 똑같아요. 여전히 일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대해 신세 한탄하며 버티고 사는 거죠.

‘각시탈’ 같은 영웅부터 권투 선수, 도박꾼, 세일즈맨, 요리사, 바리스타 등 정말 다양한 민중의 모습을 이야기로 풀어내는 재주를 지니셨어요. 인물을 선정하는 나름의 기준이 있을까요?

이 소재를 만화화하면 재미있겠다, 딱 그거 하나뿐이에요. 시사성을 품은 캐릭터를 만들어서 만화를 그리지는 않아요. 이 만화는 어떤 의도로 그렸고, 캐릭터에 어떤 의미가 있다고 말하는 건 평론가들이죠.(웃음)

분명한 건 사회에서 쟁점이 될 만한 주제를 다룬다는 거예요. 현재 증권 관련 웹툰 <3천만원>을 연재하시잖아요. 그런 지점에서 대단히 용기 있는 분이라는 생각을 했어요. 지금이야 대가 입장이지만, 시작부터 대가는 아니었으니까요.
저는 인터넷의 발달이 좋은 점도 많지만, 좋지 않은 점도 많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에요. 사람들이 자잘한 불만까지도 생각 없이 뱉어내거든요. 만화가는 어쨌든 상업적인 일을 하는 사람이니까 대중의 말을 들어야 하는데, 그런 불만을 전부 수용하면 자신의 이야기를 제대로 완결할 수가 없어요. “화장실 가듯 대수롭지 않게 뱉어낸 말이 나에게 비수가 된다”는 말처럼, 댓글에 일일이 반응하면 다음 연재에 지장을 받죠. 그렇다면 욕을 듣지 말아야 하는데, 방법은 취재를 정말 잘하는 수밖에 없어요. 취재를 시원찮게 하면 독자들에게 바로 욕을 먹는 세상이니까요.(웃음) 만약 정육점 얘기를 다룬다면, 정육업계에서 볼 때 “이 사람 공부 제대로 했구나”라는 말을 들어야 해요. 그래야 만화의 수명이 오래가요. 이건 잘해야 한다는 열망에서 비롯한 행동에 가까워요. 주제를 정하는 것 역시 재미에 기반을 두는 것이고요.

40여 년이 결코 허투루 만들어진 시간은 아닙니다. 이제는 취재 없이 상상만으로도 작업할 수 있을 텐데 스스로 너무 가혹한 채찍을 가하는 건 아닐까요?
물론 상상만으로도 충분히 이야기를 꾸려나갈 수 있습니다. 아마도 요즘 세대 만화가는 그렇게 할 거예요. 한데 상상만으로 이야기를 꾸리면 한계에 쉽게 봉착할 수 있고, 자신도 모르게 작품 성향이 달라질 수 있거든요. 자기 색깔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창작을 지속할 수 있는 건 정말 내 것이기 때문에 가능한 거죠. 사실 취재는 성가신 일이에요. 사람을 찾아다녀야 하고, 장소 이동도 잦죠. 시간과 비용도 들고요. 방에서 미적거리는 사람은 많아도 바지런한 사람은 드물다 보니 취재를 등한시하는 경우도 잦고요. 그 와중에 저 같은 사람이 있는 거죠. 그래서 제가 좀 더 돋보일지도 몰라요.

fafasfasfa

몰스킨 노트를 사용하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하루는 바에서 술을 마시고 있는데, 국내 문구 브랜드 모나미 Monami 대표님과 우연히 만나 인사를 나눴어요. 이후 항소 Hangso(몰스킨을 국내에 유통하는 모나미의 자회사)에서 제가 그림을 양껏 그릴 수 있도록 몰스킨 노트를 지원하고 있어요. 아마 저 말고도 많은 창작자가 몰스킨 노트를 지원받고 있을 거예요.

‘창작자의 쓰이지 않은 책’이란 몰스킨의 슬로건처럼 창작자를 위해 노트를 지원하는 셈이네요. 몰스킨 노트를 지원받는 입장이지만, 지속해서 사용한다는 건 역시 노트의 품질이 좋기 때문이겠죠?

뮤지션에게 악기가 중요하듯이 만화가에겐 노트의 종이 재질이 중요해요. 자신에게 맞지 않으면 아무리 공짜로 제공해줘도 사용하지 않죠. 일단 몰스킨 노트는 종이 재질이 정말 좋아요. 종이가 너무 두꺼우면 펜 촉이 종이에 걸리고, 얇으면 너무 쉽게 미끄러지는데 몰스킨 노트는 적당히 두꺼우면서도 매끄러워서 안정감 있게 써지거든요. 이걸 뭐라고 표현할 수 있을지 모르겠는데, 제가 생각하는 펜의 감촉에 딱 들어맞아요.

결국 종이에 그림을 남기는 것도 허무에서 벗어나는 방법일까요?

그렇죠. 저만의 세월이 온전히 담긴 좋은 노트가 필요한 것도 허무에서 벗어나기 위함이죠. 몰스킨을 좋아하는 이유가 종이의 질이 훌륭한 것도 있지만, ‘보관하기 좋은 잘 만든 노트’이기 때문이에요. 고무 밴드가 있어 오래 사용해도 너덜너덜해지지 않고, 견고한 하드커버 덕분에 변형도 적죠. 계속 같은 모델이 나오니 한데 모아놓았을 때 보기에도 좋고요. 그런 까닭에 몰스킨 노트가 요즘 세상에서 제 세월의 양만큼 고스란히 남길 수 있는 유일무이한 것처럼 느껴질 때가 많아요.

 

허영만의 인터뷰 전문은 매거진 <B>  '몰스킨' 이슈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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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No. 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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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카소와 헤밍웨이 등 전설적인 예술가와 창작자들이 사용한 노트로 알려진 몰스킨의 역사는 1995년 이탈리아 밀라노의 한 디자이너가 ‘예술가의 노트’라는 콘셉트를 걸고 단종된 과거의 노트를 복각하며 시작되었습니다. 이후 몰스킨은 ‘쓰이지 않은 책’이란 슬로건을 내걸고 동시대의 유명 인사와 예술가, 혁신적인 사업가들의 창조적 열망이 담긴 노트라는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 ‘노트업계의 뉴 클래식’으로 독자적인 입지를 다져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