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
정혜선
사진
찬타피치 위왓차이카몰

Sylvie Bétard

실비 베타르
라 프티트 파페테리 프랑세즈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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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의식을 바탕으로 문구 브랜드를 설립한 실비 베타르는 몰스킨의 가장 큰 매력이 ‘제품으로서 완성도’라며, 대학 시절 내내 몰스킨을 사용하면서 노트 본연의 역할을 고민하고 사용자의 편리를 배려한 브랜드의 노력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고 말한다.

본인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라 프티트 파페테리 프랑세즈 La Petite Papeterie Française(이하 LPPF) 창립자
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입니다. LPPF는 2012년에 온라인 문구 스토어로 시작해
약 1년 반 전부터 노트와 연필, 캘린더를 비롯한 문구용품을 자체 제작하고 있지요. 미학적(aesthetic)인 동시에 생태계를 중시하는(ecologic) 제품만 판매・제작합니다.

어떤 계기로 이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나요?
기존 문구업계의 불투명한 구조에 반기를 들면서 시작했어요. 생태계를 존중하는 브랜드를 소비자에게 소개하고 싶었고, 유통업자로서 모든 제품을 투명하게 유통하고 그 과정도 추적할 수 있도록 공개한다는 원칙 아래 출발했습니다. 자체적으로 제품을 만들기 시작한 계기는 LPPF가 직접 만든 제품을 만나보고 싶다며 고객들이 지속적으로 보내준 응원과 요청의 메시지였어요. 4년간 문구 온라인 스토어를 운영하면서 수많은 브랜드를 취급했는데, 파피에 티그르 Papier Tigre, 라 콩파니 뒤 크라프트 La Compagnie du Kraft 같은 재활용 종이를 사용하는 프랑스산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특히 대단했죠. 그 때문에 자체 브랜드를 개발할 때도 친환경 방식을 택했습니다. 유통 판매자로서, 또 브랜드로서 LPPF가 이렇게 많은 관심을 받을 수 있었다는 것은, 그동안 문구 시장이 투명성이라는 가치를 얼마나 등한시했는지에 대한 반증이라고도 생각해요.

제품을 기획하고 디자인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모든 것은 일단 종이를 선택하는 일에서 출발해요. 노트 표지에 주로 사용하는 빛바랜 핑크색, 카키색, 검은색 종이는 각각 기름을 짜낸 뒤 남은 아몬드 찌꺼기와 올리브 찌꺼기, 가죽 조각 같은 생분해성 재료로 만든 거예요. 그래서 저마다 색감과 질감, 밀도가 다르죠. 그런 고유의 특징을 고려해 디자인을 구상합니다. 그리고 가장 두드러지는 디자인적 특징은 서로 다른 제품을 자로 잰 듯 깔끔하게 수납・정리할 수 있도록 세트 개념으로 구성한다는 점이에요. 저는 종이 애호가이기도 하지만, 소문난 정리광’이거든요.(웃음) BHV나 오피스 디포 Office Depot 같은 대형 사무용품 매장에 가서 온갖 종류의 정리함을 비교・분석하는 것이 취미일 정도예요. 제품 하나하나의 만듦새도 중요하지만, 그것들을 완벽하게 정리해 효과적으로 공간을 절약하는 것도 중요해요. 제가 생각하는 친환경적 디자인의 필수 조건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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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립 배경부터 디자인에 철학까지, 종이를 대하는 진지한 고민이 느껴집니다. 직접 브랜드를 만들기 전에는 몰스킨 노트를 애용했다고요.
몰스킨 다이어리와 노트는 대학 시절 내내 제 일상과 학업을 함께한 노트예요. 한 서점에서 처음 몰스킨을 봤는데, 디자인이 좋고 기능이 뛰어난 데다 튼튼하고 가벼워서 휴대하기도 아주 편했어요. 그때부터 몰스킨 위클리 다이어리와 노트는 늘 제 가방 한구석을 차지하고 있죠. 그당시 사용한 것은 모두 검정색 소프트 커버의 A5사이즈 노트였어요. 언제나 똑같은 모양의 노트를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이 마니아적으로 수집하고 정리하는 것을 좋아하는 저에게는 아주 매력적으로 느껴졌습니다.

직접 노트를 제작하는 사람 입장에서 몰스킨의 매력이나 장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무엇보다도 완성된 노트의 퀄리티가 훌륭하죠. 종이의 질과 평량(1m2당 종이의 무게), 유연성, 어느 면이든 완벽하게 180도로 펼쳐지는 제본 방식까지 완성도가 정말 높습니다. 노트라는 물건의 핵심은 결국 쓰는 사람이 무언가를 적을 때 얼마나 편하게 적을 수 있는가일 거예요. 몰스킨 노트에서는 그 적는 행위가 가장 편안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고민한 흔적과 노고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어요. 하지만 정작 제가 문구업계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면서부터 그토록 오랫동안 애용한 몰스킨을 사용하지 않게 되었어요.

어째서요?

브랜드로서 몰스킨이 종이 수급이나 제작 공정에 대한 정보에 그다지 개방적이지 않다는 인상을 받았거든요. 실제로 미국 내 일부 환경단체가 몰스킨 노트 표지에 산성 물질이 포함되어 있다고 주장하면서 유해성 논란이 인 적도 있어요. 하지만 여기에 몰스킨은 이렇다 할 견해를 밝히지 않았죠. 저는 비단 문구업계뿐 아니라 어떤 상품이든 과연 이 물건이 환경적 측면에서 윤리적인지 아닌지 소비자가 고민하게 만들어서는 안 된다고 봅니다. LPPF도 그런 원칙을 지키는 제품이 시장에서 더 많은 자리를 차지할 수 있게 하고 싶어서 시작한 것이니까요. 몰스킨 노트의 원형인 프랑스 장인의 노트와 관련한 스토리텔링에도 다소 불명확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하고요. 아름답고 훌륭한 노트인 건 분명하지만 그런 부분은 아쉬워요.

당신이 생각하는 좋은 문구의 조건은 무엇인가요?

유행을 타지 않는 디자인을 제공하는 한편 환경보호를 실천하고, 실용성과 기능성을 두루 갖추었다면 미적・윤리적 측면에서 좋은 문구일 거예요. 하지만 그런 기본 조건을 제외하고 이야기한다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좋은 문구는 디지털화라는 커다란 흐름에 맞서기보다 그것을 ‘보완’할 수 있는 문구라고 생각합니다. 흔히 디지털이 종이를 멸종시킬 거라고 이야기하지만
저는 동의하지 않아요. 종이와의 접촉은 인간이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즐거움입니다. 기계가 충족시키지 못하는 부분을 보완해 더 효율적이고 즐거운 창작을 할 수 있게 해주는 문구를 만들어내는 것이야말로 디지털 사회의 디자이너에게 주어진 미션이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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