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
박은성
사진
박성훈

Nicolas Baretzki

니콜라스 바레츠키
CEO Montblanc Internation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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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4월, 니콜라스 바레츠키가 몽블랑의 CEO로 부임했을 때 여러 산업 뉴스에선 전문가의 입을 빌려 그만 한 적임자가 없다는 평가를 전했다. 리치몬트 그룹 산하 브랜드 까르띠에에서 커리어를 시작해 12년간 시계 브랜드 예거 르쿨트르의 세일즈 디렉터로 일했고, 몽블랑에서 세일즈 부문 부사장으로 6년간 일한 이력이 그를 증명한다. 20년 넘게 리치몬트 그룹에 몸담아온 정통성은 물론, 전임 CEO가 그랬듯 예거 르쿨트르에서 쌓은 경력은 고급 시계군을 강화하고자 하는 몽블랑의 방향성에도 힘을 싣는다. 더 나아가 펜과 벨트 같은 전통적 제품군과 여행용 트롤리, 스마트폰 케이스를 아우르는 신규 라이프스타일 아이템으로 다양한 고객을 몽블랑의 세계로 진입시키는 로드맵 앞에 그가 서 있다.

이곳 함부르크 특유의 평화롭고 안정적인 도시 분위기가 전투적인 럭셔리 시장에서 몽블랑이 한 발짝 떨어져 있는 듯한 느낌을 주기도 합니다. 하지만 브랜드를 알고 소비하는 많은 사람 중에 몽블랑이 함부르크에서 출발했다는 걸 모르는 경우도 많은 것 같습니다.
크게 관계없는 것 같아요. 1906년 당시의 창업자를 생각해보면 알 수 있습니다. 혁신적인 아이디어 제품을 발표하고 난 몇 해 뒤에 잉크가 새지 않는 만년필을 만들었고, 1910년에 브랜드 이름이 필요하다는 걸 인지하고 몽블랑이라는 이름을 붙였죠. 하지만 몽블랑은 프랑스령에 속하고, 유럽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라 독일과는 전혀 관계가 없어요. 창립자들은 자신이 발명한 제품의 우수성만으로도 시장이 응답할 거라는 확신이 있었던 거죠. 아시아까지 포함한 전 대륙을 의식할 순 없었지만 독일 시장이 아니라 이미 유럽을 보았던 겁니다. 이것이 몽블랑을 다른 브랜드와 구분하는 지점이에요. 몽블랑은 특정 국가나 도시, 지역의 브랜드가 아니라 유럽의 하우스입니다. 독일을 굳이 드러내지 않는 이유는 최고의 제품을 만드는 장인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에요.

유럽의 여타 럭셔리 하우스에 비하면 상당히 진보적인 생각입니다.
몽블랑 필기구 부문의 DNA는 의심할 여지 없이 독일 함부르크입니다. 독일산 럭셔리 자동차가 최고 품질로 유명한 것처럼 ‘메이드 인 저머니’는 최고의 기술과 품질을 의미하죠. 가죽을 이야기할 때는 최고 품질로 이탈리아산, 그중에서도 피렌체를 꼽습니다. 저희 가죽 사업부가 피렌체에 있는 이유죠. 스위스 르 로클과 빌르레에서 만들어지는 시계도 같은 맥락입니다. 문화에 가치를 두기보다는 최고에 가치를 둔 접근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런 개방적 사고는 오랜 시간 동안 항구도시로 번영한 함부르크의 역사적 특성에서 나오는 것일 수도 있지 않을까요?
네, 그런 것 같습니다. 몽블랑이 함부르크에서 시작했기 때문이라 굳게 믿고 있어요. 창업자의 이야기로 돌아가면 당시 함부르크에는 뉴욕으로 가는 항로가 있었거든요. 이 항로가 모든 일의 시작이었죠. 함부르크는 새로운 문화와 새로운 국가에 항상 노출되어 있었습니다. 해외로 여행을 하는 사람이 많았고, 친독일적으로 모이기보다 일을 중심으로 뻗어나가려 했죠. 그것이 몽블랑이 시작된 이유고요. 현재 몽블랑이 글로벌 브랜드이기 때문에 붙여진 개념이 아니라 몽블랑의 기원이 그러합니다.

요즘 럭셔리 브랜드들이 가장 고민하고 있는 지점은 밀레니얼 세대처럼 보입니다. 밀레니얼 세대에게 어필하는 것은 모든 브랜드의 과제이지만, 그것을 해결하는 방식은 각기 다를 텐데 몽블랑은 어떤 솔루션을 가지고 있나요?
럭셔리 브랜드에 관심을 가지는 때가 오는 것 같습니다. 밀레니얼 세대는 과거의 다른 세대와는 다르게 연령의 범위가 넓어요. 흥미로운 세대이기도 하고 이전 세대와 반응이 확실히 다르긴 합니다. 물론 중요한 요소지만 저희는 사회적 지위(social status)만 보지 않고 사회적 책임(social responsibility)까지도 함께 보고 있어요. 몽블랑은 마케팅을 중시하는 브랜드가 아닙니다. 몽블랑은 저절로 만들어진 이미지가 아니라 항상 어떤 목적을 위해 쌓아온 진정성(authenticity)이 생명인 브랜드죠. 밀레니얼 세대를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는 있지만, 그들을 바꾸는 것은 안돼요. 밀레니얼 세대를 위한 브랜드가 아니라 세밀한 튜닝(fine tune)이 필요한 것뿐이죠. 이 세대가 몽블랑의 DNA를 자연스럽게 찾을 것이라 봅니다. 자연스럽기 때문에 더 강한 연결 고리가 형성되고요. 이야기가 필요하기 때문에 만들어낸 것이 아니고, 이런 브랜드이기 때문에 몽블랑이 된 거니까요.

많은 럭셔리 브랜드가 내놓은 특정 제품을 보고 있으면 유독 밀레니얼 세대에게 먼저 말을 건넨다는 느낌이 드는데요.
새로운 세대는 똑똑(savvy)합니다. 영리하고(agile), 더 많이 알고 싶어 하고, 많은 정보에 접근이 가능해요. 온라인상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기 때문에 현재 저희 투자의 절반 이상이 디지털로 진행되고 있어요. 쿨한 이미지나 영상 등이 더 쉽게 어필할 수 있습니다. 과거와는 다른 접근이죠. 몽블랑의 유리한 점이라면 제품군이 폭넓고 가격대도 다양하게 형성되어 있어서 럭셔리 제품에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것이에요. 상대적으로 짧은 시간을 투자해도 럭셔리를 즐길 수 있죠.
 

니콜라스 바레츠키의 인터뷰 전문은 매거진 <B>  '몽블랑' 편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Zaim Kam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