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서유석
사진출처
Rich Stapleton / Cereal Magazine

John Pawson

존 포슨
John Paw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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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포슨은 영국의 미니멀리스트 건축가다. 개인 주택부터 종교 건축물, 갤러리, 박물관, 호텔, 발레 공연 무대, 요트 인테리어, 호수에 놓인 다리, 블랭킷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규모와 유형을 아우르는 그의 작업은 30년 넘도록 엄격할 정도의 심플함을 추구해왔다. 그는 건축은 다른 대부분의 오브제와 달리 오래 남아 지속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건축가는 건물을 짓는 것뿐 아니라 그 과정이 세계에 남기는 영향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한다.

당신은 전통적이지 않은 방법으로 빛을 다룹니다. 그동안의 작업을 대상으로 한 논문에서는 빛이 천장 등 일반적으로 조명이 있는 위치가 아니라 동선을 유도하는 형태 등으로 사용된다는 점을 언급했는데요.
일반적으로 볼 수 있는 전등갓이나 피팅14 등이 전기 조명을 아름답게 보이기 하기 위한 장치라는 점이 항상 이상하게 느껴졌습니다. 자연광이 존재하는 낮에 이런 요소들은 더욱 눈에 띌 수밖에 없어, 그것들이 시각적으로 드러나는 것을 피하기 시작했습니다. 밤에도 피팅을 노출하지 않으면서 빛을 사용하는 쪽을 추구해왔죠.

본질을 꿰뚫는 건 어느 직업에서나 중요합니다. 어떤 점이 좋은 건축가를 만든다고 생각하나요?
막 건축 세계에 입문했을 때 저는 남의 말을 전혀 듣지 않는 편이었어요. 절대 굽히지 않는 사람이라는 것이 저에 대한 세평이었죠. 누구도 완벽하지 않은 만큼 타협하지 않고는 건물을 지을 수 없습니다만, 원하는 것을 위해서 타협을 최소화하는 성격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개인적으로 건축가든 아티스트든 아량이 넓은(generous)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도요. 잔인한 표현일지 모르겠습니다만, 주위를 둘러보면 대단한 건축가일지라도 굉장히 못된 경우가 왕왕 있습니다. (웃음) 저 자신도 완벽하지 않지만 관대하려고 노력합니다. 타인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 꽤 중요한 덕목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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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기 위해서 신경 쓰고 배워야 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도 동시에 자신감을 잃지 않고 스스로를 믿는 게 중요합니다. 그 둘 사이에서 중심을 잡는 것이 어렵죠. 누군가 저에게 성공하려면 세 가지를 갖춰야 한다는 말을 했습니다. 재능(talent), 일을 끝마칠 수 있는 끈기(perseverance), 그리고 적절하지 않은 단어 선택일 수 있겠지만 매력(charm)이 그것입니다. 여기서 매력이란 당신이 원하는 것을 위해 사람을 설득하는 능력에 가깝습니다. 아무리 능력이 뛰어나고 대단한 사람이더라도 사람들을 설득하지 못하면 무용지물이라고 봐야겠죠. 일을 쉽게 만들고 바퀴가 굴러가도록 만드는 무언가가 필요하죠. 아티스트였던 아그네스 마틴(Agnes Martin)15은 반려동물 같이 소위 ‘불필요한’ 친구를 원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신문도 읽지 않았고, 주위가 산만하다는 이유로 뉴욕을 떠나 미국 남서부로 이주했습니다. 싱글에 자식도 없었고요. 이 모든 게 예술에 매진할 시간을 빼앗는다는 이유에서였죠. 그런데 위대해지기 위해서 꼭 그래야 할지는 의문입니다. 물론 자신이 원하는 것에만 몰두해서 성공할 수는 있겠지만, 남편이나 아내가 있으면서도 훌륭한 직업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타인에 대한 사랑이나 관심이 꼭 마음을 산란하게 만드는 것만은 아닐 테니까요. 제게는 항상 ‘사람’이 가장 중요한 가치입니다.

 

건축가의 사회적 역할도 간과할 수 없습니다.
건물은 사람들에게 지속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건물들로 형성되는 마을 역시 사람들의 행동 양식을 만들고요. 삶의 질은 그것이 이루어지는 구조물이 얼마나 좋은지에 분명 영향을 받습니다. 많은 건축가가 이런 사회적 측면에 큰 흥미를 느끼고 있을 거라 생각하고요. 건물을 짓는 것뿐 아니라 그 과정이 우리 세계에 남기는 영향도 고려해야 할 것입니다. 콘크리트 제조 시에는 막대한 이산화탄소를 배출합니다. 제가 살고 있는 동안 전 세계 인구는 20억 명에서 75억 명으로 뛰었습니다. 변화한 시류와 현실에 맞추지 않으면 분명 부정적 영향을 주는 일들이 일어나겠죠. 이제는 건축가들도 긍정적 변화에 기여해야 합니다.

 

존 포슨의 인터뷰 전문은 잡스 '건축가' 편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Virginie Viard

Luca Guadagnino

Jobs – Archite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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