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
김이지은
사진
제임스 넬슨

Benoît Astier de Villatte

베누아 아스티에 드 빌라트
Co-Founder·Designer, Astier de Villat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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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파트너 이반고 함께 브랜드를 창립해 이끌고 있는 베누아는 부모님의 영향으로 어릴 때 부터 아주 오래된 것들에 둘러싸여 지내왔다 그는 시대와 무관하게 모든 것을 사랑한다며, 수공예품과 다름없는 아스티에 드 빌라트의 제품을 통해 특별한 노력이나 강요 없이도 감정을 전달하고 싶었다고 말한다.

브랜드를 설립할 즈음 파리를 비롯해 세계적으로 미니멀리즘 붐이 일고, 대량생산이 활기를 띠었습니다. 1996 문을 아스티에 빌라트는 그러한 흐름을 어떻게 바라봤을까요?
저희가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것과 거리가 매우 멀었죠. 아름다운 장식이 사라진, 그저 단순하기만 한 이상한 형태의 제품만 나올 때니까요. 당시 저희는 에콜 데 보자르에 다닐 때라 저희가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것에만 모든 신경을 집중했죠. 그래서 저와 이반이 직접 가구와 세라믹을 만들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일종의 반항심에서 비롯된 일이랄까요.(웃음)

협업 파트너 존 데리언은 아스티에 드 빌라트를 인테리어 박람회 메종 & 오브제 에서 처음 발견했는데 당신들의 세라믹 제품이 굉장히 인상 깊었다고 하더군요. 지금의 세라믹 제품이 어떻게 탄생하고 진화했는지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에마유를 적용한 접시도 전적으로 우연의 산물이에요. 처음 만든 블랙 테라코타 제품을 과일을 올리는 용도로 사용하곤 했어요. 음식을 담을 수 있는 접시를 만들어보라고 많이들 제안하더군요. 블랙 테라코타에는 음식을 담을 수 없으니까요. 1996년 처음 참가한 메종 & 오브제 직전에 접시를 만들어보자 생각했고, 저희 도메닐 Daumesnil 작업실에 있던 아주 작은 가마에 에마유를 입힌 접시를 굽는 것이 저희가 생각한 가장 손쉬운 방법이었습니다. 그렇게 만들어 들고 나간 접시가 사람들에게 예상 밖으로 열광적인 반응을 얻었어요. 첫 고객은 일본의 인테리어와 주방용품 편집숍인 HP 데코 HP Deco였죠. 초창기 사업을 할 땐 고객에게 얻은 피드백이 많은 도움이 되었어요. 디저트 접시만 있을 땐 누군가 수프 접시도 만들어달라고 하고, 그제야 풀 세트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는 식이었죠.

장인 한 명이 하나의 도자기를 처음부터 끝까지 책임진다고 알고 있는데, 일면 효율적인 생산 시스템과는 거리가 먼 것처럼 보입니다. 분업을 통해 효율성을 높인 산업화 시대에 저항하거나 의도적으로 생산량을 통제해 질을 높이기 위한 시도 인가요?
우리가 원하는 아름다움을 구현하는 것이 가능하다면 효율적인 방법을 선택할 수도 있겠죠. 하지만 손으로 만든 흔적, 그리고 살아 있는 재료의 성질이 온전히 드러나는 제품을 만드는 것을 추구하기에 공장에서 찍어낸 듯한 제품의 생산 과정을 취할 필요가 없을 뿐이에요. 산업화를 특별히 거부하는 것도, 의도적으로 생산량을 통제하려는 것도 아닙니다. 저희가 아름답다고 여기는 제품을 저희 선에서 할 수 있는 만큼 만들려는 것뿐이거든요.

아스티에 드 빌라트는 상당 부분 당신의 예술적 환경, 에콜 데 보자르에서 조르주 장클로에게 배운 조각적 기법과 티베트의 불겨 정신 등에 근간을 둔 듯 보입니다. 아스티에 드 빌라트를 형성하는 중요한 정신은 무엇인가요?
잊힌 과거의 아름다움을 다시금 보여주는 것이죠. 과거의 유물로만 여겨 사라진 뻔한 아름다움을 브랜드의 시선을 통해 새롭게 인식시키는 겁니다.

사람이 빠져 있는 과거의 정서나 문화를 어떤 방식으로 아스티에 빌라트에 반영하고, 브랜드가 만드는 제품에 차용하나요?
처음 브랜드를 시작했을 때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신경 쓰는 것이 하나 있다면 아름다운 걸 만들어야 한다는 겁니다. 저희가 에꼴데 보자르 시절 아틀리에에 앉아 늘 얘기 나누던 필수 불가결의 주제이기도 하죠. 저희가 추구하는 바는 아주 단순합니다. 저희 눈에 아름다운 오브제를 만드는 것, 그 아름다운 오브제가 쓸모 있어야 한다는 것. 아스티에 드 빌라트가 오래된 오브제나 역사 등에서 영감을 얻어 제품을 만드는 것이 사실이지만, 제품 자체가 오래된 멋을 풍기지는 않습니다. 특별한 노력이나 강요 없이 좋아하도록 만드는 제품을 만들고 싶었고, 어떤 감정을 전해줄 수 있어야 한다고 믿어요. 그건 기계가 만드는 제품에서는 절대로 찾을 수 없는 면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오래된 것과 똑같은 것을 만든다는 함정에 빠지고 싶지 않기도 했고요. 이런 저희만의 고집과 철학을 위해 핸드메이드는 꼭 지켜야 할 요소입니다.

창립자가 사람인  브랜드는 역할이 확실히 나뉘어 있는 편입니다. 아스티에 빌라트에서 당신과 이반의 역할은 어떻게 분리되어 있나요?
예전엔 둘이 거의 비슷한 일을 했는데, 점점 역할이 분리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제가 경영에 별로 관심이 없기 때문에 이반이 많은 부분을 결정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반면 저는 디자인을 포함한 미적 부분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이 부분에서는 둘이 온전히 동의해야만 사안을 결정합니다. 가끔 둘의 의견이 달라 이반이 주춤할 때 제가 중요하다고 판단하면 거리낌 없이 강조하고요. 서울에 문을 열 아스티에 드 빌라트 매장을 디자인할 때 옥상 카페나 갤러리를 만드는 문제를 놓고 상의할 때가 그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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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업이라는 것은 시스템의 도움 없이는 쉽지 않은 일인데, 계산 없이 자연스러움을 추구하는 줄이 동업의 위험성을 어떻게 다스릴 있었나요?
아름답다는 건 결국 감정이고, 이는 대화를 통해 이끌어내는 것이라 믿어요. 우리 둘은 아주 자주 많은 것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비슷하거나 같은 감정을 느끼곤 하거든요. 아스티에 드 빌라트를 통해 우리가 공통으로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것을 만들어나가고 있는 것이죠. 물론 아주 드물게 서로의 취향이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고 양보할 때도 있지만, 한 사람이 절대로 아름답다고 하지 않는 것에 대해선 과감히 포기합니다. 이반과 저는 긴 시간 함께 일해오면서 서로에 대해 잘 알게 되었어요. 서로를 충분히 존중할 수 있는 관계이고, 그렇기 때문에 상대의 지적을 받아들이고 미련 없이 포기할 수 있죠.

어떤 사람들이 아스티에 빌라트를 좋아하는지가 중요한가요? 아니면 제품으로서 아름다움을 갖추는 일이 전부라고 생각하나요?
누군가 저희 제품을 구매한다면, 저희가 생각하는 아름다움에 동의해서가 아닐까요. 저는 그 행동 자체에 진정성이 있다고 보거든요. 저희가 갈망하는 아름다움이 사람들에게 전달되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저희 또한 전혀 생각하지 못한 바지만, 사람들도 느끼는 것이죠.

 

베누아 아스티에 드 빌라트의 인터뷰 전문은 매거진 <B>  '아스티에 드 빌라트' 편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USM

Alexander Schär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