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
유희영
사진
맹민화

Yoshiharu Hoshino

호시노 요시하루
CEO of Hoshino Resorts In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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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오 대학 경제학부를 졸업하고 미국 코넬 대학교 대학원에서 호텔경영학으로 석사 학위를 받은 호시노 요시하루 대표는 졸업 후 호시노 리조트의 부사장으로 부임했지만, 당시 사장이던 부친과의 충돌을 견디지 못해 6개월 만에 회사를 박차고 나왔다. 사업 방향을 현대적 개념의 리조트로 전환해야 한다고 생각한 그와 달리 100년간 이어온 전통과 경영 방식을 고수하려는 부친과의 의견차를 좁힐 수 없었던 것이다. 호시노 대표는 이후 외국계 은행에서 근무하다가 가족의 요청으로 1991년 다시금 호시노 리조트에 복귀해 사장직에 올랐다. 타성에 젖어 있는 임원은 친족이라 할지라도 과감히 해고했고, 소유한 호텔 외에도 일본 각지에서 파산 상태의 숙박 시설을 인수하거나 위탁받아 호텔 경영을 단기간에 흑자로 되돌려놓는 등 짧은 시간 안에 놀라운 경영 수완을 보였다.

지난 열흘간 취재팀이 교토와 가루이자와, 도쿄 지점에 머물며 호시노야의 철학과 서비스를 체험했습니다. 무엇보다 호시노 리조트의 시작점이 된 가루이자와 지점을 둘러보고 나니 회사가 지금과 같은 방향으로 진화한 바탕을 더욱 명확히 알 수 있었어요. 현재 가업의 4대째로 호시노 리조트를 경영하고 있는데, 선대로부터 배운 가장 중요한 가르침은 무엇인가요?
선대로부터 어떤 방식을 배웠다기보다는 지켜갈 가치를 전해 받았다고 보는 게 옳을 겁니다. 부친이나 조부가 이 사업에서 무엇을 중요하게 여겼는지, 그 관점이 중요한 것이었죠. 예를 들면 환경과 자연에 대한 사랑, 그리고 일본 료칸 문화는 호시노 리조트가 여전히 중요하게 지켜가는 가치입니다. 반대로 제가 동의하지 않는 부분도 있었어요. 예를 들어 가루이자와 지점을 리뉴얼하고 새로운 호시노야 지점들이 문을 열면서 사업 방식과 운영 측면에서 바꾸어야 할 부분이 아주 많았는데, 부친은 상당히 고집스러운 분이라 모든 것이 자신의 방식에서 달라지지 않기를 원했습니다. 부친 세대의 사업은 원하는 만큼 많은 사람을 언제든 고용하고, 오너가 원하는 방식대로 회사를 운영해나가도 문제 될 것이 없었죠. 그러나 지금은 달라요. 사람을 고용하는 것도 쉽지 않고, 회사를 고급 인력으로 유지하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지금 회사에서 대표가 해야 할 일은 직원에게 스스로 움직이는 동기부여를 하는 겁니다. 또 대표 한 사람의 의견이 아니라 직원들과의 합의를 기초로 회사를 움직여야 합니다. 일본에서, 특히 리조트 분야에서는 리더 역할이 과거에 비해 상당히 많이 변화했어요. 제 세대는 직원이 일하면서 행복을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 이해하고, 그들에게 성장할 여지를 만들어주는 것을 리더의 역할로 받아들였습니다. 직원이 이 회사에서 더 오래 함께 일하고 싶도록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죠. 그러기 위해선 결정권을 더 많이 나누어야 합니다.

호시노 리조트는 호시노야 외에도 카이, 리조나레, 오모까지 총 4개 브랜드의 포트폴리오를 갖고 있습니다. 그중 최근 론칭한 오모는 특히 독특한 브랜드라고 느낍니다. 호시노 리조트 하면 플래그십이자 럭셔리 브랜드인 호시노야의 이미지가 워낙 강하기 때문이기도 하고, 중간급 호텔 시장은 기존의 수많은 비즈니스·관광 호텔에 에어비앤비까지 가세해 이미 경쟁이 심한 레드오션이라고 생각했거든요
오모는 그 안에서도 타깃과 포지셔닝을 완전히 명확하게 차별화한 사례입니다. 그리고 엄밀히 말하면 기존의 중간급 도심 호텔 시장과 가격대가 겹칠 수는 있지만, 타깃과 콘셉트 면에서 공통점은 전혀 없어요. 기존 도심 호텔은 비즈니스 고객과 여행객, 양쪽을 모두 타깃으로 보기에 오히려 콘셉트가 애매해집니다. 어느 쪽의 필요도 명확히 채워주지 못하는 것이죠. 비즈니스 고객은 매출의 50~60%가량을 차지하는, 실제로도 큰 고객층이기 때문에 도심의 관광호텔은 이 고객층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오모는 이 부분을 반대로 노린 브랜드예요. 양쪽 가운데 비즈니스 고객을 아예 배제하고, 오롯이 여행을 목적으로 하는 고객만을 위한 ‘시티 투어리즘’ 콘텐츠를 만든 것입니다. 비즈니스 고객을 배제하면 몇 가지 다른 선택이 가능합니다. 먼저 호텔의 로케이션부터 제약에서 벗어날 수 있어요. 더 이상 도시 중심가일 필요가 없어집니다. 그리고 객실 디자인과 서비스 디자인 측면에서도 새로운 선택이 가능해집니다. 혼합된 타깃에게 더 싼 가격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관광을 목적으로 하는 아주 명확한 타깃에게 필요하면서 의미 있는 재미와 경험을 선사하는 것이 목표인 것이죠.

호시노야 브랜드의 경우 기존 다른 지점에 비해 도쿄 지점이 전통 료칸의 특징을 좀 더 많이 차용했다고 느껴집니다. 호시노야에서 료칸이라는 개념은 왜 중요한가요?
일본만이 아닌 해외를 무대로 하는 회사가 되기 위해서입니다. 우리는 일본 문화라는 배경을 짊어지고 있어요. 외국 고객은 호시노 리조트에서 일본 문화를 기대합니다. 그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일본 료칸이라는 개념을 하나의 카테고리로 정립해야 할 필요가 있어요. 일본의 식문화가 세계 일본의 식문화가 세계 외식업계에서 하나의 카테고리로 자리 잡은 것처럼 일본 회사가 해외에서 호텔을 운영하는 기회를 얻을 수 있는 방식은 그것뿐이라고 생각해요. 1980년대에 시카고에서 호텔 개발을 진행하며 겪은 일인데, 당시 일본은 버블 경제가 한창이었어요. 자금의 힘으로 해외에 진출하는 사례가 많았지요. 그때한 고객사로부터 일본의 호텔 회사가 왜 시카고까지 와서 서양식 호텔을 운영하려고 하느냐는 질문을 받았습니다. 그런 질문을 받는 상황에서 일이 잘될 리가 없었죠. 세계를 상대로 일본 회사가 운영을 맡아야 할 명확한 이유를 제시하지 않는 이상 우리가 설 곳은 없다는 결론이 나왔어요. 그 장르에는 하얏트나 힐튼처럼 이미 훌륭한 회사가 넘쳐나게 많으니까요. 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해서는 일본 료칸을 하나의 장르로 다듬어나갈 필요가 있다고 느꼈고, 호시노야 도쿄의 구체적 형태도 거기서 출발해 만들어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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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일본 료칸이란 구체적으로 어떤 장르이고, 어떤 문화인가요?

호텔과 료칸의 가장 큰 차이점은 ‘프라이빗’과 ‘퍼블릭’을 구분하는 방식에 있습니다. 서양의 관점에서는 호텔 방 안은 프라이빗, 방 문을 나서는 순간부터는 퍼블릭이라는 개념으로 두 가지가 명확하게 나뉩니다. 그러니까 복도부터는 기본적으로 퍼블릭 영역이 되는 거죠. 그러니 방을 나설 때는 제대로 옷을 입고, 구두를 신어야 합니다. 일본 료칸에는 이 프라이빗과 퍼블릭 사이에 ‘애매한 영역’이 존재합니다. 료칸에서 퍼블릭 영역은 료칸에 도착하기 전까지의 바깥 세계입니다. 완전한 프라이빗은 객실 문을 닫고 나서 그 안의 공간이죠. 그 사이에 있는 모든 영역이 절반은 퍼블릭인 동시에 절반은 프라이빗 구역으로서 존재하는 겁니다. 이것을 개념화하는 순간 완전히 다른 서비스가 가능해집니다. 먼저 우리가 호텔 방에서 하는 일들을 생각해보세요. 샤워하거나 잠을 자는 것은 완전한 프라이버시가 필요한 것입니다. 하지만 책을 읽거나 노트북으로 간단한 일을 처리하는 것, 과자를 먹으며 맥주를 마시는 일은 개인 공간이 아니더라도 상관없죠. 그런 ‘애매한 영역’을 바깥으로 끄집어내 새로운 이름을 만들어준 것이 일본 료칸 최대의 특징이라고 생각합니다. 유카타는 일종의 파자마예요. 그런 편안한 차림으로 밖을 거닐고 술을 마시고 온천에 들어가는 것은 모두 일본 료칸에서만 가능한 것들이죠. ‘세미 프라이빗’을 통해 휴식 형태를 풍부하게 만드는 것은 기존 호텔에 없던 부분입니다. 그것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이 바로 1층에서 신발을 벗는 행위예요. 다다미가 깔린 공간으로 들어가는 것 말이지요.

서비스 측면에서는 일본 료칸이라는 장르를 어떻게 표현하나요?

방 안의 냉장고를 예로 들어보죠. 지금까지 럭셔리 호텔의 객실 미니바는 점점 비대해지는 방향으로 변해왔어요. 냉장고 안에 다 들어가지 않아 그 위에 놓이고 쌓일 만큼 온갖 먹거리를 제공합니다. 선택이 다양해진다는 측면은 장점이라고 할 수 있을지 몰라도 서비스 측면에선 결과적으로 한계에 봉착한다고 생각합니다. 먹을지 말지, 무엇을 고를지, 어떻게 먹을지 그냥 고객이 전부 혼자 결정하고 행동하는 것으로 끝이죠. 커뮤니케이션이나 서비스가 일어나지 않는 겁니다. 하지만 세미 프라이빗의 영역이 생기면 그런 부분을 아예 다른 방향으로 재해석해 구체적인 서비스로 만드는 것이 가능합니다. 똑같은 무료 간식이라도 오차노마 라운지에서는 우리 스태프가 따뜻한 것은 따뜻하게, 차가운 것은 차갑게 정성 들여 준비하고 와인과 사케, 시간대에 따라 종류가 바뀌는 간식까지 제공하죠. 고객을 객실에만 방치하는 대신 이런 공간으로 한 발짝 끌어당기는 것만으로 우리 입장에서 제공 가능한 서비스 폭이 한층 넓어지는 겁니다. 이런 차별점이 경쟁력을 만듭니다. 투자가에게 “어떻게든 생겨날 럭셔리 호텔이라면 그것을 파크 하얏트로 하겠나, 일본 료칸으로 하겠나? 어느 쪽이 수익 면에서 더 경쟁력 있다고 생각하나?”라고 질문할 수도 있게 되지요.

럭셔리 여행이라는 장르 안에서 특별히 눈여겨보고 있는 흥미로운 흐름이나 브랜드가 있나요?

아, 또 스키 이야기를 하게 되네요. 평소에 워낙 스키 생각만 하다 보니 계속 좋은 스키 리조트 아이디어를 회사에 제안하는데, 저만 빼고 직원들은 아직까지 다들 부정적이에요. 겨울에만 이익이 난다고 말이죠.(웃음) 얼마 전 평창 동계올림픽이 있었죠. 다음은 베이징입니다. 아시아가 윈터 액티비티의 메카로 주목받을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다는 겁니다. 일본을 비롯해 한국도, 중국도 윈터 스포츠 인구는 더욱 늘어날 거예요. 교류가 깊어지면서 많은 기회를 불러들일 수 있는 기회입니다. 얼마 전엔 오스트리아의 레히 Lech라는 지역에 다녀왔는데, 눈과 건물이 있는 풍경만으로도 얼마나 아름다울 수 있는지 정말 감탄했습니다. 그 풍경에 방해가 되는 모든 길을 지하로 내려보냈더군요. 그런 곳을 보면 더욱 아름답고 훌륭한 스키 리조트의 모습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됩니다. 세계 각국에 럭셔리 호텔과 리조트를 개발하는 회사야 얼마든지 있지만, 스키장에 관해서만큼은 제가 가장 전문가라고 자신해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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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livier Baussan

Muneaki Masuda

Hoshinoya
Issue No. 66

Hoshinoy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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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럭셔리 리조트인 호시노야는 1904년 나가노현 가루이자와에서 창립한 호시노 리조트의 플래그십 브랜드입니다. 가루이자와, 교토, 다케토미지마, 후지, 도쿄, 발리에서 총 6개 지점을 운영하는 호시노야는 가장 일본적인 서비스와 접객 철학의 집약체인 료칸을 현대의 관점으로 재해석해 새로운 숙박업의 장르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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