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
박은성
사진
잭 리

Tyler Brûlé

타일러 브륄레
Editor-in-Chief & Chair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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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스물여덟 살의 나이에 디자인 매거진 <월페이퍼>를 성공적으로 창간한 타일러 브륄레는 2005년 런던 메이페어의 그래프턴 스트리트에서 또 하나의 새로운 잡지를 계획해 2년 후인 2007년 2월 세상에 공개했다. 그 이름은 <모노클>. 그는 캐나다 출신으로 20여 년 전 런던에 정착해 한 달의 절반 이상을 해외에서 보내는 자신의 페르소나에 기반한 미디어 브랜드를 만들었고, 첫 이슈를 펴낸 후 1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모노클>의 선봉에 서 있다. 에디터이자 편집장인, 동물적인 비즈니스 감각을 갖춘 사업가이며 잡지를 사랑하는 독자이자 글로벌 시민인 타일러 브륄레를 런던 말리본 모노클 본사에서 만났다.

2007년 창간해 올해로 10주년을 맞았습니다. 잡지를 만드는 사람들에게 최근 10년은 굉장히 엄청난 변화의 연속이었습니다. <모노클>이 그 변화를 이끈 선봉이라는 의견도 있죠.
밖에서는 쉽게 하는 것처럼 보여도 사실 저희 역시 항상 어렵습니다. <뉴욕 타임스>, <이코노미스트>와도 경쟁해야 하고, 광고 측면에서는 <배니티 페어>와 경쟁해야 하죠. 하지만 모노클이 큰 미디어 그룹의 일부가 아니라, 독립적인 회사로 운영되고 있다는 부분에서 참 운이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미디어의 미래에 대해 안다고 자부하는 이사회도 없고, 저희에게 무엇을 하라고 종용하는 사람도 많지 않죠. 저희는 모두가 모여 저희 스스로 무엇을 하고 싶은지 결정해요. 돼지저금통에 잔고가 별로 많지 않은 것, 그 또한 운이 좋은 거라 생각합니다.(웃음) 돈을 벌긴 하지만 부유한 출판 기업 정도는 아니죠. 돈이 아주 많으면 모든 것을 시도해볼 수 있지만, 저희는 무엇을 진행하느냐에 대해 아주 신중하게 접근합니다. 태블릿 버전에 투자하는 대신 라디오 방송국을 하고, 여러 소셜 미디어를 운영하기보다 이벤트에 돈을 쓰며, 온라인 커머스에 거액을 투자하는 것과 반대로 오프라인 리테일 숍을 운영하는 것에 더 중요성을 두는 것 등이죠.

<모노클>을 처음 봤을때 굉장히 혁신적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한편으로는 고집스럽다는 인상도 받았습니다. 생각보다 두껍고, 텍스트도 굉장히 많은데다 페이지에서 페이지로 이어지는 호흡도 빠르죠. 왜 이런 포맷을 선택했나요?
첫 번째는 과거를 부숴야만 했습니다. <월페이퍼>를 만들어봤기 때문에 <모노클>이 <월페이퍼>의 넘버투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죠. 그래서 저널리즘과 포맷 등에 대해 확실한 차별화가 필요했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는 많은 잡지가 알맹이가 없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느꼈어요. 여전히 잡지를 많이 구입해 읽지만, 그 대부분은 오래 읽을 만큼도 안 됩니다. 비행기에 타자마자 잡지를 펼쳤는데 이륙도 하기 전에 끝나버리는 식이죠.

모노클이라는 미디어의 흥미로운 점은 다른 미디어는 하지만 모노클은 하지 않는 일이 많다는 점입니다. 대표적으로 셀러브리티가 없는 것, 광고를 광고처럼 만들지 않는 것, 자극적으로 뉴스를 다루지 않는 것 등이 있죠.
결국 잡지의 끝은 당신을 고양시키는 것입니다. 그것이 <모노클>의 주된 관점 중 하나였어요. 거친 현실과 별로 좋지 못한 뉴스들, 그리고 좋은 소식들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려 노력해왔습니다. 매번 <모노클>을 다 읽고 나면 ‘사실 세상은 괜찮아’, ‘나는 괜찮을 거야’라고 생각하거나 혹은 그 사람을 직접 만난 듯, <모노클>이 나를 어디론가 데려간 듯 느낄 수 있도록 말이죠. 저는 좋은 잡지란 좋은 도피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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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노클을 지휘하는 사람으로서 지금 가장 큰 고민은 무엇인가요?

아까 이야기한 효율성이라는 테마로 다시 돌아가면, 많은 회사가 쉽게 일하는 방법만 찾으려 하고 있습니다. 나무를 베고, 종이를 사고, 잡지를 만드는 것이 너무 복잡하니 디지털로 모두 보내자는 식이죠. 사람들은 모든 것을 능률을 앞세워 단순화하려는 경향이 있어요. 그러다 보니 모두가 하나의 솔루션을 제공하게 되죠. 예를 들면 비디오를 보는 유일한 방법은 넷플릭스, 친구들과 소통할 수 있는 유일한 창구는 페이스북, 쇼핑하는 유일한 방법은 아마존... 이런 식으로요. 세상은 그보다 다차원적입니다. 투자자와 오너의 열망은 비즈니스를 하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을 찾는 것이지만, 우리는 인생이 그렇게 돌아가지만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요. 그리 간단하지 않죠. 하지만 집단적 기억의 수명이 그리 길지 않고, 만약 하나의 솔루션에 길들여진 세대로 교체된다면, 만약 그런 상황에 처한다면 꽤나 슬픈 일일 겁니다.

오너이자 편집장이자 세일즈맨인 당신의 포지션이 조직 문화에, 특히 에디터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클 것 같습니다. 저널리스트가 콘텐츠를 기획하고 만들어내는 능력 외에 또 뭘 더 해야 하느냐고 반문하는 이도 종종 봅니다.
제 관점은 항상 같습니다. 좋은 저널리스트는 좋은 세일즈맨이라는 거죠. 당신의 이야기를 팔 줄 모른다는 건 마치 사진가가 사람들에게 자신의 사진을 팔 줄 모르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사진이 아무리 훌륭해도 자신이 무엇을 하는지를 표현할 수 없고, 사람들을 찾아가고 전화를 하면서 그들이 왜 당신의 작업을 봐야 하는지 설득하지 못한다면 아무 소용이 없는 거예요. 우리는 뭐든 팔 수 있어야 합니다. 잡지의 표지가 뭐라고 생각하나요? 그건 광고입니다. 표지는 당신의 브랜드를 파는 거예요. 많은 신문사와 잡지사가 그 문제를 안고 있는 것 같습니다. 사람들이 비즈니스에서 너무 분리되어 있죠. 현실을 어느정도 파악할 수 있어야 해요. 어떤 것이 세계를 돌아가게 만들고, 지금 벌어지는 일이 무엇인지에 대해 광고주와 독자들이 잘 알 수 있게 관여해야 합니다.

 

타일러 브륄레의 인터뷰 전문은 매거진 <B>  '모노클' 편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Kikuo Ibe

Chanel

Monocle
Issue No. 60

Monoc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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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곳곳에 지사와 통신원을 두고 정치, 사회, 문화, 글로벌 뉴스를 직접 취재해 브리핑하는 모노클은 잡지의 힘이 쇠퇴하던 2007년 타일러 브륄레가 창간한 런던 기반의 월간지입니다. 신문과 단행본, 여행 가이드북 등 아날로그 형태의 매체를 꾸준히 발행하는 것은 물론, 24시간 온라인 라디오 같은 디지털 플랫폼의 론칭과 숍·카페 등의 유통업으로도 비즈니스 영역을 다각화하며 독자와의 접점을 넓혀왔습니다. 이를 기반으로 양질의 고객층을 확보한 종합 미디어 브랜드 모노클은 브랜드와의 광고 콘텐츠로 성공적 수익 모델을 구축하며, 업계의 롤모델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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