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
남보라
사진
신동훈

Tom Waller

톰 월러
Senior Vice President, WhitespaceTM, Lululem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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룰루레몬의 미래를 이끌어가는 화이트스페이스의 수장인 톰 윌러는 좋은 느낌, 곧 몸이 느끼는 감각이 더 나은 움직임과 경험을 선사하고, 지금까지 깨닫지 못한 자신의 잠재력까지 끌어올리는 작용을 한다며, 이는 룰루레몬의 모든 제품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라고 말한다.

스포츠와 과학은 불가분 관계라 하지만, 사실 일반 사람에게 무척 생소한 분야이기도 합니다. 스포츠 테크놀로지란 무엇인가요? 스포츠 테크놀로지는 스포츠 과학과 스포츠 공학을 융합한 분야입니다. 스포츠 과학의 사전적 정의는 ‘스포츠 현상 내에 존재하는 여러 법칙을 발견하고 스포츠 활동과 관계 있는 생리·심리·역학적인 모든 현상과 유익한 과학적 지식의 획득을 추구하는 학문’입니다. 그런가 하면, 스포츠 공학은 스포츠용품이나 스포츠 과학의 필요성에 의해 측정 장비 등을 개발하는 분야고요. 스포츠 과학자는 선수의 몸속에서 이루어지는 현상에 더 관심이 많고, 스포츠 공학자는 선수가 외부 장비, 환경과 상호작용하는 데 관심이 많다고 할 수 있겠네요. 스포츠 테크놀로지는 이 두 가지 영역을 바탕으로 인간의 움직임(human performance)을 연구하고 그 움직임을 개선할 수 있는 기술과 제품을 동시에 연구하는 확장된 분야라고 볼 수 있습니다.

화이트스페이스는 룰루레몬의 핵심 부서로 알려졌습니다. 주로 무슨 일을 하나요?
화이트스페이스 WhitespaceTM는 2012년에 신설한 R&D 센터로 소재 개발, 제품 테스팅, 제품 콘셉트 연구 등을 합니다. 중점적으로 연구하는 건 운동하는 사람이 겪는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죠. 이를 위해 인간의 외적·내적 감각과 상호작용을 연구하고 있어요. 더 나은 움직임과 경험, 그리고 좋은 느낌을 만들기 위해서죠. 연구실 안에선 운동별 움직임과 변수를 측정할 수 있고 과학자, 엔지니어, 디자이너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가 함께 일해요. 브랜드가 나아가야 할 미래지향적 방향을 제시하는 게 저희 팀의 임무라 생각합니다.

제품 개발을 할 때 가장 중점을 두는 요소는 무엇인가요?
다른 브랜드와 룰루레몬의 극명한 차별점은 입었을 때 느낌에 집중한다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인간의 감각을 심도 있게 연구하고 있습니다. 여러 상황을 대입해 몸이 느끼는 감각의 변화와 그 차이를 알아보죠. 앞서 맥락이 비슷한 얘기를 했지만, 더 나은 경험과 느낌을 만들기 위한 과정의 일환이라 할 수 있어요. 이 연구를 통해 감각이 인간의 잠재력을 끌어올리는 핵심 요소라는 걸 발견했습니다. 이를 ‘감각의 과학(science of feel)’이라 부르죠. 움직임을 방해하지 않는 기능, 입은 것 같지 않은 편안함, 부드러운 감촉 등을 아우르는 ‘좋은 느낌’에 가치를 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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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다수의 스포츠 브랜드가 객관적 지표와 기술력을 마케팅 요소로 전면에 내세우는 데 반해 룰루레몬은 조금 다른 태도를 취하는 것 같아요. 제품의 기능과 성능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기보다 소비자에게 직접 느끼라 말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요.
두 가지 방식을 모두 취한다고 보는 게 좋겠네요. 인간은 행동할 때 이성보다 감성이 앞서 움직입니다. 소비라는 행동 또한 감성적인 판단이 앞서고요. 게스트가 가슴을 감싸주는 느낌의 스포츠 브라가 필요하다고 한다면, 이걸 단순히 역학으로만 판단하는 게 아니라 게스트의 감정적 부분을 고려해야 합니다. “감싸는 느낌은 어떤 느낌이죠?”라고 물어야 하고요. 사람마다 생각하는 ‘감싸는 느낌’은 각기 다를 겁니다. 더불어 소재의 감촉, 디자인, 패브릭의 압박 정도, 옷이 피부에 닿는 느낌 등을 어떻게 인지하는지 모두 달라요. 룰루레몬은 연구실에서 쓰는 기술적 용어를 감정과 느낌을 표현하는 용어로 치환합니다. ‘벗은 것 같은 느낌’, ‘몸을 꽉 잡아주는 느낌’, ‘편안한 느낌’ 등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감정적인 단어로 말이죠. 이 지점이 확실히 차별화되는 요소라 생각해요. 물론 객관적인 지표를 내세울 때가 없는 건 아닙니다. 적재적소에 활용하고 있어요.

출시가 임박한 제품과 관련한 실험을 비롯해 먼 미래에 상용화될 기술과 제품 연구를 함께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제품 개발과 기술 연구에 영감을 받는 요소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저는 다른 산업군에서 영감을 받곤 해요. 엄밀히 말하면 다른 산업이 스포츠 테크놀로지를 이해하고 활용하는 방식입니다. 자동차를 빼놓을 수 없겠네요. 대부분의 남자가 그렇듯, 저는 자동차를 아주 좋아합니다. 어릴 땐 제 방 곳곳에 자동차 포스터를 붙여놓기도 했죠. 차 한 대를 떠올리면 빠른 움직임과 엔진 소리가 동시에 떠오릅니다. 핸들의 촉감, 몸에 닿는 카시트 느낌, 엔진의 떨림, 배기관의 소음까지 상상할 수 있죠. 제가 자동차에 매료된 까닭이 늘 궁금했어요. 어느 날 자동차가 여러 감각에 관여하는 디자인(multisensory design)을 적용한 사물이라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어떤 감각에 자극이 주어졌을 때, 다른 영역의 감각까지 함께 불러일으키도록 설계된 거죠. 저희도 룰루레몬 제품을 통해 다양한 감각이 반응할 수 있도록 이 같은 접근 방식을 적용합니다.

룰루레몬은 애슬레저 트렌드를 이끈 브랜드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트렌드에 따라 소비자의 요구는 달라지기 마련인데, 미래를 위해 룰루레몬은 어떤 준비를 하고 있나요? 
룰루레몬은 정체성이 분명합니다. 20년 전부터 일과 삶의 균형을 추구하는 제품을 개발해왔어요. 화려하게 보이는 것이나 있어 보이는 것보다 편안한 활동성과 착용감 등 실질적인 기능에 가치를 두고 새로운 미적 기준을 추구하죠. 다른 브랜드가 짧은 시간에 복제하기 어려울 겁니다. 시대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고 이끌어나가기 위해 어떤 기술이 우리 삶을 변화시킬 것이며, 사회·경제가 어떻게 달라질 것인지 트렌드를 예측하고 다각도에서 분석하고 있습니다. 룰루레몬이 지금과 같은 관점을 유지한다면, 계속해서 트렌드를 만들어가는 브랜드가 될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톰 월러의 인터뷰 전문은 매거진 <B>  ’룰루레몬' 이슈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Chelsea Jackson Roberts

Eric Pfrunder

Lululemon
Issue No. 75

Lululem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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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캐나다 밴쿠버에서 창립한 룰루레몬은 요가 활동에 최적화한 팬츠를 개발하며 각광받기 시작한 운동복 브랜드입니다. 기능성과 촉감이 탁월한 셔츠와 팬츠, 아우터, 일상복, 스포츠용품 등은 신체 활동에 따른 움직임을 면밀히 연구한 결과물로 이를 ‘감각의 과학’이라 일컫기도 합니다. 더불어 운동할 때뿐 아니라 회사나 일상에서도 부담 없이 입을 수 있는 패션을 제시하며 이른바 ‘애슬레저’ 룩을 선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빠른 속도로 성장한 룰루레몬은 오랫동안 시장을 독점해온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와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독자적 수요를 창출해왔으며, 그 배경에는 매장과 지역 내 앰배서더를 통해 커뮤니티를 구축해 브랜드와 소비자의 성장 및 상생을 독려하는 브랜드 철학이 자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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