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
박은성
사진
잭 리

Steven Watson

스티븐 왓슨
스택 창간인 겸 디렉터 Founder & Direc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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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지 서브스크립션 서비스업을 운영하는 스티브 왓슨은 잡지의 생존은 제품을 만드는 사람들의 자신감에 달려 있다며 자신들의 매체를 브랜드가 원하는 독자에게 닿을 수 있는 유일한 통로로 피력해온 모노클이 그렇다고 말한다.

스택은 독자가 특정 기간에 해당하는 구독료를 내면 스택이 무작위로 선정한 잡지를 한 달에 한 권 우편으로 받아볼 수 있는 방식인데요. 어떻게 이런 아이디어를 잡지 구독에 도입했나요?

제 친구가 아내에게 티셔츠 서브스크립션(구독) 서비스를 선물 받은 적이 있어요. 매달 다른 디자인으로 스크린 프린트된 티셔츠를 집으로 배달받았는데, 디자인은 스스로 선택할 수 없었죠. 그런데도 친구는 매달 자기 앞으로 배달되는 티셔츠를 입고 제게 보여주며 매우 신나 하더라고요. 만날 때마다 다른 티셔츠를 입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 이 시스템으로 뭔가 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독자가 무엇을 받아볼지 결정할 수 없다는 것, 일종의 ‘블라인드’ 개념을 읽을거리에 적용한 것은 굉장한 모험 같은데요.
스택(www.stackmagazines.com)의 정기 구독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 조사에서 발견한 것이 있는데요, 그들은 잡지의 퀄리티보다 ‘놀라움’이라는 경험을 더 원한다는 사실이었습니다. 물론 ‘스택에서 개선했으면 하는 것’에 ‘원하는 잡지를 직접 고르는 것’이라 대답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어쩔 수 없어요. 저희는 독자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습니다.(웃음) 각기 다른 아이디어를 각자의 방식대로 편집한 잡지를 통해 기대하지 않은 관점과 세계에 자신을 던져보는 일은 분명히 가치 있는 일이라 생각하거든요.

서브스크립션 서비스이자 일종의 큐레이션 서비스이기도 한데요, 잡지를 선별하는 기준이 궁금합니다.

아이디어가 신선한지, 그리고 그 아이디어를 구현하는 방식이 흥분할 만한 것인지를 봅니다. 이전에 본 적 없는 방식으로 유려하게 자신들의 목소리를 외치는 콘텐츠를요. 독자들이 저희가 배달한 잡지를 받아보고 그 안에서 엔터테인먼트와 도전, 어떤 문제에 대해 새로운 질문을 던지는 경험을 얻을 수 있었으면 합니다.

예를 든다면 어떤 잡지들이 있나요?
약 두 달 전에 소개한 샌프란시스코 기반의 <앵시 Anxy> 매거진은 정신 건강에 대해 다루고 있어요. 온라인 미디어 플랫폼인 미디엄의 멤버들 중 몇 명이 모여 창간했는데, 첫 이슈의 테마가 ‘화(anger)’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잡지 한 권 전체를 화라는 감정은 무엇이며, 어떤 면에서 화가 유용하고 파괴적인지, 그리고 화라는 감정이 물리적으로는 어떤 것을 만들어내는지를 다루는데, 그 방식이 아주 트렌디하죠.
또 앞으로 소개할 잡지 중엔 활판 인쇄(letter press) 방식으로 제작한 것이 있습니다. 이전에 한 번도 본 적 없는 형태와 관점을 지니고 있다면 누군가의 시간을 들일 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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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택의 웹사이트에 적힌 ‘I think people want something better to read’라는 문구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사람들이 더 나은 읽을거리를 찾는다는 것을 어떻게 확신했나요? 

요즘은 하향 평준화(dumbing-down)의 경향이 사회에 만연해 있습니다. 사람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쉽게 하기 위해 모든 것을 최대한 단순화하죠. 브렉시트나 미국 대선 같은 정치적 이슈들을 둘러싼 현상만 봐도 그렇습니다. 바보 같은 정보들이 압도적으로 흐름을 주도하는 일이 생겨나고 있죠. 일부러 호도하거나, 별로 영리하지 못한 것들에 늘 둘러싸여 있습니다. 어떤 때는 ‘세상이 미쳐가는 것 같아’, ‘더 이상 무언가를 할 의미가 없어’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 때도 있지만 하지만 저는 사람들의 지성에 대해 갖는 희망을 놓고 싶지 않아요. 긴 글과 두꺼운 책을 읽을 수 있고, 도전적인 디자인을 감상하고, 그런 것을 자신의 방식으로 이해하는 것 말이죠. 스택은 언제나 그런 틈새에 존재하는 사람을 찾을 겁니다.

<모노클> 역시 그런 틈새를 공략한 잡지 아닌가요?

물론이죠. 인스타그램만 봐도 <모노클>과 사람들의 관계에 대해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대개의 <모노클> 독자들은 <모노클> 이슈로 빼곡한 선반을 자랑하길 좋아하죠.(웃음) 모노클은 그것을 잘 알고 있고, 잡지를 만들 때부터 강력한 브랜드로 모든 요소를 통제하고 구축했습니다. 책등에 새겨진 원형 아이콘 같은 것만 봐도 단적으로 알 수 있죠. 한 번 보고 버리는 것이 아니라 수집하고 보관하는 물건이기를 꾀했습니다. 별책처럼 들어가는 광고형 기사의 제본 방식도 아주 고급스러워요. 지금은 많은 잡지가 모노클의 전략을 뒤따라 하고 있죠. <모노클>이 창간하던 2007년 잡지판의 중론은 인쇄 매체가 저무는 중이니 더 값싼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타일러는 그에 정면으로 반박했죠. 퀄리티 높은 제품을 만들면 오히려 사람들은 거기에 돈을 쓸 거라고요.

정기 구독 시스템 역시 <모노클>의 역발상 중 하나입니다. 1년 치 정기 구독을 하려면 할인된 금액이 아니라 1년 치 잡지 정가에 프리미엄을 붙인 금액을 지불해야 하죠.
독자가 영국에 있든 아시아에 있든 정기 구독 가격이 동일하다는 점도 놀랍죠. 국제적인 비즈니스맨이라는 <모노클> 독자의 캐릭터를 떠올려보면 이달에는 대만에서 일하다가도 다음 달에는 런던에서 일할 수도 있으니까요. 주소지를 옮긴다 해도 같은 가격에 받아볼 수 있는 것입니다. 그야말로 미친 아이디어라 생각했죠.(웃음)

Chris Ledbetter

Anders Braso

Monocle
Issue No. 60

Monoc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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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곳곳에 지사와 통신원을 두고 정치, 사회, 문화, 글로벌 뉴스를 직접 취재해 브리핑하는 모노클은 잡지의 힘이 쇠퇴하던 2007년 타일러 브륄레가 창간한 런던 기반의 월간지입니다. 신문과 단행본, 여행 가이드북 등 아날로그 형태의 매체를 꾸준히 발행하는 것은 물론, 24시간 온라인 라디오 같은 디지털 플랫폼의 론칭과 숍·카페 등의 유통업으로도 비즈니스 영역을 다각화하며 독자와의 접점을 넓혀왔습니다. 이를 기반으로 양질의 고객층을 확보한 종합 미디어 브랜드 모노클은 브랜드와의 광고 콘텐츠로 성공적 수익 모델을 구축하며, 업계의 롤모델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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