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
박찬용
사진
신규식

Ryusuke Moriai

모리아이 류스케
제1 디자인기획부 부장
231213

지샥의 디자인은 단순히 멋지게 생긴 것을 만드는 게 아니다. 작으면서도 많은 기능을 넣고, 공학적으로 튼튼하면서도 미적으로 멋지고, 충격을 견디는 동시에 사람의 손목에 편안하게 감기는 물건을 만들려면 아주 많은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 카시오에서만 20년을 일한 지샥의 디자인 부장 모리아이 류스케에게 지샥을 디자인할 때 고려하는 점들을 물어보았다.

지샥 디자인에 원칙이 있습니까?
내충격 구조를 유지하는 것, 그를 바탕으로 기술과 소재를 진화시키는 것. 시대의 분위기를 느끼며 새로운 스타일에 도전하는 것입니다. 모든 부서가 함께 지샥을 진화시키고 있습니다.

시계를 디자인할 때 가장 어려운 부분은 무엇입니까?
간과하기 쉽지만 실제로 사용감이 좋은 시계를 만드는 건 그 자체로 어려운 일입니다. 시계를 조작하기 쉬워야 하고, 찼을 때 불편한 느낌이 들지 않아야 하며, 시계의 기능이 눈에 잘 보이도록 시인성도 갖춰야 합니다.

편안하게 착용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습니까?
얇으면서도 가벼워야 편안하게 찰 수 있겠지만, 지샥은 충격 흡수를 해야 하기 때문에 얇은 구조를 적용할 수가 없습니다. 동시에 가벼운 무게 역시 편안한 착용감의 일부입니다. 그래서 이 시계는 편안한 착용감을 위해 모든 부품을 티타늄으로 만들었어요.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요. 그래서 가볍고 강합니다. 시합하는 프로 복서처럼 감량에 감량을 거듭한 셈이에요.

어느 방면에서 영감을 얻나요?
디자인은 모양뿐 아니라 색과 소재도 중요합니다. 그래서 젊은이들의 패션 역시 지샥의 디자인에 받아들이려 노력합니다. 터프한 색이나 밀리터리 느낌의 색처럼 새로운 것도 도입하고요. 모양과 색을 조합해서 더 다양하게 상품을 만들 수 있는 것도 지샥의 특징이자 매력입니다.

디자인 부서에서 외형만 디자인합니까, 아니면 어떤 기능을 넣을지도 판단합니까?
카시오의 시계 디자인 부서는 스스로를 ‘디자인 기획부’라고 부릅니다. 시대 분위기, 트렌드, 지역성, 소비자의 관점 등 다양한 시점으로 상품을 생각합니다. 특히 지샥의 디자이너는 더 그렇게 해야 합니다. 기획 부서와 아이디어를 내는 걸로 시작해서 그 아이디어를 스케치하고, 기술과 생산과 영업 관계자와 수없이 많은 협의를 해서 실제 시계라는 물건을 구현합니다. 크리에이터뿐 아니라 지휘자의 역할도 해야 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지샥의 물리적인 크기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변수는 무엇입니까? 만약 기능이라면 메인 보드를 통해 나오는 시계의 기능입니까, 아니면 충격 흡수 기능입니까?
시계의 크기를 좌우하는 요인이 그렇게 단순하지는 않습니다. 부품과 충격 흡수 소재를 너무 많이 넣는다면 손목시계의 존재 가치를 잃어버릴 만큼 비대해질 겁니다. 아무 생각 없이 가볍고 얇게 만든다면 내충격 구조를 잃어버릴 거고요. 크기가 작은게 무조건 좋은 것이 아니고,‘쿨 cool’이라는 정서를 모양으로 표현해야 할 필요도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모든 변수의 덧셈과 뺄셈이 복잡하게 얽히고, 그 모두가 최종적으로 결합되어 만들어진 것이 지샥이라고 생각합니다

스타일 때문에 사이즈를 키울 때도 있습니까?
처음부터 지샥은 내충격 구조를 유지하고 싶어서 크기를 키운 시계였습니다. 그 큰 시계가 1980년대와 1990년대의 그런지 패션 유행과 맞물렸습니다. 젊은이들은 다른 시계보다 큰 지샥을 보고 자기의 존재감을 시계에 맞추기 시작했습니다. 2000년대에는 더 큰 시계가 트렌드였던 때도 있었고, 그때 의도적으로 크기를 키운 적도 있습니다. 시계 자체가 시간을 보는 게 아니라 자신을 표현하는 패션 아이템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때는 시계의 크기 자체도 시계의 중요한 요소였다고 생각하고요. 요즘은 단순한 게 다시 트렌드가 되었기 때문에 사이즈 역시 작게 만들고 있습니다.

선대로부터 내려오는 지샥의 디자인 중 절대 바꾸지 않는 것도 있습니까?
내충격 구조를 유지하는 것, 과거의 상식에 얽매이지 말고 항상 진화하는 것, 그리고 독창적인 것.

반대로 당신이 디자인 실장이 된 이후 바꾸거나 개선한 지샥의 디자인 요소는 무엇인가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지샥의 디자인은 그 시대에 가장 잘 맞는 스타일이었다고 생각하며, 시대와 함께 지샥을 진화시켜왔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신경 쓰는 키워드는 유저 커스텀입니다. 그래서 지샥에서는 처음으로 스트랩을 교환할 수 있는 구조인 GA-2000을 개발하기도 했습니다.

지샥을 디자인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입니까?
그 무엇과도 닮지 않고 독창적인 것. 손목에 차는 것만으로도 사람들에게 동기부여가 되는 것, 계속 여러 각도에서 보고 싶어지는 정서적 가치를 지닌 디자인을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모리아이 류스케의 인터뷰 전문은 매거진 <B>  '지샥' 편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Hay

Ronan & Erwan Bouroullec

G-Shock
Issue No. 77

G-Sh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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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샥은 1983년 모회사 카시오가 처음 선보인 손목시계 브랜드입니다. 값비싼 스위스 시계와 저렴한 기타 시계 사이에서 ‘떨어뜨려도 깨지지 않는 시계’라는 의외의 장점을 내세웠습니다. 충격을 보호하는 공학적 디자인이 1990년대의 유스 컬처와 맞물리며 지샥은 세계적인 브랜드로 성장합니다. 20세기 말엽의 젊은이들이 어른이 된 지금도 지샥은 도구로의 기능과 장신구로의 완성도를 동시에 끌어올리며 진화를 거듭해왔고, 열렬한 애호가들 역시 다양한 방식으로 지샥을 즐기며 지샥이라는 거대한 문화를 가꾸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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