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스페셜티 커피 브랜드가 선망하는 브랜드 인텔리젠시아의 매장 수는 불과 7개. 겉으로 드러나는 사실만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그들의 성공 스토리와 브랜드의 정신을 상징하는 다이렉트 트레이드의 본질이 무엇인지 알아보고자 시카고 본사를 직접 찾았다.

서드 웨이브의 도래
인텔리젠시아 커피 & 티 Intelligentsia Coffee & Tea (이하 인텔리젠시아)는 1995 년, 시카고 레이크뷰의 어느 한적한 거리에서 작은 로스터리 카페로 시작했다. 17 년이 지난 지금 3 개의 로스팅 공장과 7 개의 커피바를 운영하며 한 해 약 300 만 파운드(약 1360 톤) 분량의 원두를 수입해 미국 내 700 개 이상의 업장에 공급하는 탄탄한 기업으로 성장했다. 처음 카페를 열었을 당시만 해도 창립자 더그 젤 Doug Zell 의 목표는 단순했다. 신선한 원두를 직접 로스팅해 제대로 된 ‘맛있는 커피’를 만들어 선보이자는 것. 그러나 그 맛있는 커피를 위한 집착에 가까운 열정이 놀라운 변화를 가져왔다. 생산자와의 유대를 통해 커피의 산업 구조 자체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킨 것이다. 러시아어로 지식인, 지식 계급을 뜻하는 '인텔리겐차'에서 차용해 진보적 지식인 그룹을 가리키는 말로 쓰여온 단어의 뜻 그대로, 인텔리젠시아는 커피와 관련한 모든 영역에서 실천적이고 진보된 행보를 보여왔다.

선순환 구조를 실현하는 다이렉트 트레이드
인텔리젠시아가 이루어낸 가장 큰 혁명은 ‘다이렉트 트레이드 Direct Trade ’ 시스템이다. 개념은 이름처럼 간단하고 명확하다. 중간 상인의 개입 없이 생산자에게 직접 값을 치르고 원두를 구매하는 것이다. 수출업자가 아닌 생산 당사자의 수익을 보장한다는 점에서 ‘공정 거래 Fair Trade ’ 와 구분된다. 소비자는 기존보다 약간의 돈을 더 지불하지만, 그 돈이 중간 상인을 거치지 않기 때문에 실제 생산자에게 돌아가는 금액에는 확연한 차이가 생긴다. 생산자는 땀의 가치를 인정받고, 소비자는 점점 더 맛있고 신선한 원두를 맛볼 수 있는 선순환 구조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다이렉트 트레이드를 위해 현재 인텔리젠시아는 6 명의 인원으로 구성된 바잉팀을 가동하고 있다. 이들은 1 년의 3 분의 2 이상을 여행하며 전 세계 커피 산지에서 기존의 협력 관계를 유지하는 한편, 잠재력 있는 생산자를 찾아낸다. 다이렉트 트레이드는 원두의 재배 단계부터 관계가 시작된다. 농사를 시작하는 계절이면 인텔리젠시아의 바이어가 농장을 방문해 경작에 필요한 새로운 지식과 도움을 제공한다. 현재 품질이 낮더라도 가능성이 보이는 농장이라면 지속적으로 교류한다. 각 산지마다 연중 적어도 한 명 이상의 바이어가 상주하며 정보를 수집하고, 유대를 쌓아간다. 모든 구매 계약은 수확 직전에 체결한다. 경작 상태에 따라 매년 책정하는 가격과 구매량이 달라지기 때문에 생산자는 좋은 원두를 재배하기 위해 더욱 노력하게 된다. 구매 단위는 농장 혹은 한 농장 안의 특정 구역에서 자란 원두로까지 세분화한다. 가장 작은 단위에서 생산된 최고 품질의 원두는 ‘마이크로 랏 Micro Lot’으로 구분되어 가장 비싼 값이 매겨진다.

이렇게 결정된 샘플을 본사로 보내면 샘플 로스팅과 커핑을 거쳐 구매 여부를 결정한다. 구입이 결정된 생두는 수확 후 1 개월 이내에 로스팅 공장에 도착한다. 이렇게 해서 수확 시기마다 최상급 원두를 가장 빠르고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것이다. 배송 기간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유는 제철 재료로 만든 음식이 가장 맛있듯, 갓 수확한 제철 원두가 가장 좋은 풍미를 내기 때문이다. 나라마다 수확 시기가 다르므로 인텔리젠시아 커피바나 홈페이지에서 구입할 수 있는 원두도 시즌마다 계속해서 새롭게 업데이트된다. 그러나 이 간단해 보이는 시스템을 실제로 구현하고 유지하기 위해 들인 돈과 시간, 노력은 열정 이외의 다른 말로는 설명하기 힘들 만큼 막대하다. 2003년 처음 원산지의 농장과 다이렉트 트레이드 계약을 맺은 뒤, 이 시스템을 통해 생산한 커피 원두를 실제로 수입하기까지만 5 년이 넘는 시간이 걸렸다. 그 과정에서 농부들의 불신은 물론 경쟁 바이어들의 오해와도 싸워야 했다.

인텔리젠시아가 이루어낸 가장 큰 혁명은 ‘다이렉트 트레이드 Direct Trade’ 시스템이다. 개념은 이름처럼 간단하고 명확하다. 중간 상인의 개입 없이 생산자에게 직접 값을 치르고 원두를 구매하는 것이다. 수출업자가 아닌 생산 당사자의 수익을 보장한다는 점에서 ‘공정 거래 Fair Trade’ 와 구분된다.

시카고 트레이닝 랩의 신입 바리스타 교육 장면
시카고 트레이닝 랩의 신입 바리스타 교육 장면

바리스타를 중심으로 하는 인텔리젠시아의 문화
패서디나 매장의 커피 에듀케이터인 퍼시 라미레즈는 인텔리젠시아를 ‘커피 대학교’라고 표현한다. 모든 바리스타가 커피에 관해 끝없는 궁금증을 갖고 적극적으로 서로의 지식을 구하고 나누려 하기 때문이다. 그 진지함과 열정은 그대로 인텔리젠시아의 문화가 되어 고객에게 전달된다.

일곱 군데 커피바에서 근무하는 100 명 이상의 바리스타는 모두 인텔리젠시아 트레이닝 랩의 교육과정을 거쳤다. 바리스타는 결원이 생길 때마다 비정기적으로 채용한다. 채용한 신입 바리스타는 수업과 매장 근무를 병행하며 정해진 시간에 매장으로 출근해 청소 등의 잡다한 일을 맡아 한다. 일종의 수습 기간이다. 교육과정은 기본 이론과 커핑 교육, 기구에 따른 커피 추출법, 밀크 베리에이션 순으로 진행하는데, 각 단계를 마치는 데 걸리는 시간은 개인의 습득 속도에 따라 다르다. 경우에 따라서는 커피 경력이 전혀 없는 사람이 더 빨리 과정을 마치기도 한다. 고착된 버릇이 없기 때문이다. 필요한 만큼 충분한 교육 기간을 거쳐 테스트에 합격하면 비로소 정식 바리스타가 되어 바에서 일할 수 있다. 인텔리젠시아 트레이닝 랩은 교육 수준이 높기로 유명하다.

2010 년에는 LA 베니스 매장에서 근무하던 마이클 필립스 (현재 독립해 핸섬 커피 로스터스를 운영 중이다)가 미국인 최초로 월드 바리스타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거머쥐기도 했다. 미국 내 경연에서도 항상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인텔리젠시아에서는 어떤 목표를 가지고 들어오든 먼저 바리스타 교육을 받는다. 커피를 즐기고 사랑하는 마음을 갖게 하기 위해서다. 로스터, 바잉 매니저, 리테일 담당자들 모두 기본적으로 바리스타 출신이거나 바리스타 교육을 받은 이들이다. 이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자질은 겸손함과 인성이다. 손님을 배려하지 않는 바리스타는 좋은 커피를 만들 수 없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렇게 탄생한 바리스타들은 끊임없이 커피를 연구하면서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나가는데, 좋은 아이디어나 흥미로운 주제가 생기면 언제든 서로 공유하고 실행에 옮긴다. ‘슬로 바 Slow Bar ’ 가 대표적인 예다. 베니스 커피바에서 일하는 한 바리스타의 아이디어로 시작된 슬로 바는 한 명의 바리스타가 자신이 연구하는 주제나 제안하고 싶은 메뉴를 별도의 프로그램으로 만들어 일주일 동안 선보이는 실험적인 이벤트다. 미묘한 차이가 나는 커피의 신맛을 산지별로 비교하기도 하고, 사이펀 같은 특정 추출 기구의 특징을 집중적으로 알아보거나 칵테일에서 영감을 얻어 새로운 커피 메뉴를 선보이기도 한다. 정보와 의견 교환에 중심을 두고 섬세한 맛에 집중하는 프로그램인 만큼 메뉴들은 테이크아웃 없이 매장 안에서 유리나 도자기 잔으로만 즐길 수 있다. 이런 과정을 통해 바리스타들은 물론 손님들도 자연스레 커피의 다양한 세부 영역에 대한 흥미와 지식을 나누게 되는 것이다. 인텔리젠시아를 성공으로 이끈 진보적인 실천 정신은 이렇게 생산과 소비를 관통하며 하나의 유기적 문화를 형성하고 있다.

Dani Reiss

Undefeated

Intelligentsia
Issue No. 11

Intelligent s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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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시카고의 작은 커피 전문점으로 시작한 인텔리젠시아 커피는 생산지와 품종이 확실하며, 맛이 뛰어난 커피를 일컫는 스페셜티 커피계의 선두 주자입니다. 현재 대형 커피 브랜드를 위협할 만큼 성장한 이들은 커피가 재배되어 소비자에게 도착하는 과정에 관여하는 모든 사람이 커피를 제대로 알고 대함으로써 더 좋은 커피 문화를 만들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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