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
양보람
사진
찬타피치 위왓차이카몰

Eric Pfrunder

에릭 프룬더
Image Director of Chan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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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라거펠트와 비슷한 시기에 샤넬에 합류해 30여 년간 이미지 디렉팅을 담당해온 에릭 프룬더는 샤넬이 1년에 제작하는 제품 이미지만 4만 컷 정도라며 샤넬의 이름으로 공개되는 이미지라면 자신의 디렉팅을 거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한다.

어떤 인연으로 샤넬의 이미지 디렉터가 되었나요?

칼 라거펠트가 1983년 샤넬 하우스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취임하고 가장 먼저 추진한 일 중 하나는 인하우스 광고 회사를 설립하는 것이었습니다. 조직을 맡을 적임자를 찾던 차에 오랜 세월 광고업계에 몸담았고 패션 광고를 전문으로 다뤄왔던 저에게 이 새로운 형태의 팀을 이끌어줄
것을 제안했죠. 1983년 1월 초쯤, 그의 첫 샤넬 컬렉션이 공개되기 불과 몇 주 전 칼 라거펠트를 처음 만났어요. 샤넬의 이미지 디렉터로서 맡은 첫 번째 작업은 컬렉션 발표를 앞둔 칼 라거펠트의 포트레이트를 촬영하는 것이었습니다. 헬무트 뉴튼 Helmut Newton이 촬영했는데, 여전히 많은 이가 기억하는 이미지이기도 하죠.

샤넬의 이미지 부서는 어떠한 구조와 방식으로 운영되는지 간단히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크게 샤넬의 웹사이트와 소셜 미디어를 담당하는 디지털 팀, 전시를 비롯한 패션 이벤트 일체를 관장하는 이벤트 팀, 비주얼 머천다이징 팀, 제품 패키징과 초대장, 카탈로그, 그 밖의 스페셜 에디션 등을 담당하는 팀, 이렇게 4개 부서로 나뉘어 있습니다. 저희는 회사 내에 마련된 총 7개의 포토 스튜디오에서 광고 이미지부터 제품 사진에 이르는 다양한 이미지를 자체적으로 촬영하고, 카탈로그를 제외한 대부분의 인쇄물을 직접 제작합니다. 한마디로 샤넬의 모든 이미지가 이곳에서 만들어진다고 할 수 있죠.

요즘은 사진에서 영상, 혹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이미지를 활용하는 영역이 점점 확장되고 있는데, 샤넬은 이러한 변화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요?
현대인이 소통하고 정보를 획득하는 
방식은 과거의 패턴과는 완전히 다르게 변모했다고 생각합니다. 샤넬에서도 이러한 시대의 흐름을 적극적으로 수용해 디지털 플랫폼과 인쇄물, 두 가지 채널을 활용해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을 전개하고 있어요.
그 둘은 굉장히 다른 역할을 담당하기 때문에 어느 한쪽이 주도권을 쥐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소셜 미디어 같은 디지털 플랫폼이 정보를 빠르게 전달하는 창구라면, 카탈로그나 책자 같은 것은 매 시즌 선보이는 컬렉션의 연장선이라고 할 수 있어요. 저와 라거펠트는 특히 다소 차가운 느낌을 주는 디지털 매체 사이에서 질감이 잘 살아 있는 아름다운 종이나 정성스럽게 인화된 사진, 옷감 등 손으로 빚어낸 것이 풍기는 특유의 품질과 포근한 온기, 인간적 매력에 대해 굉장한 애착을 가지고 있어요. 이것이 곧 샤넬의 정수이기도 하고요. 때문에 샤넬의 카탈로그를 한번 훑어보고 마는 광고지가 아닌, 소장하고 싶은 아름다운 책자로 만들기 위해 여전히 많은 정성을 쏟고 있습니다.

샤넬에서 칼 라거펠트와 함께 작업한 여러 프로젝트 중 가장 인상적인 경험을 꼽을 수 있을까요?

저와 라거펠트는 매해 컬렉션을 여는 그랑 팔레에 로켓을 띄웠고, 유람선도 만들었고, 이번 시즌에는 심지어 라거펠트의 어린 시절 추억이 담긴 질트 Sylt 해변을 그대로 옮겨 왔어요. 하지만 불과 며칠 전 컬렉션을 마친 저희의 머릿속에는 벌써 다음 시즌에 선보일 것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합니다. 지나간 것보다는 늘 ‘다음’을 생각한다는 것이 제게는 가장 인상적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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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작업하는 파트너로서 칼 라거펠트는 어떤 사람인가요?

저희를 파트너라는 개념으로 설명하기는 조금 어렵습니다. 오랜 세월 동안 새로운 것을 함께 배우고 개발해온 인생의 동료이자 각별한 친구, 어떤 면에서는 선생님 같은 존재이기도 합니다. 특히 그의 문화에 관한 지식은 무시무시할 정도로 방대해서 곁에 있는 것만으로 많은 것을 배우게 되니까요. 음악, 패션, 예술뿐 아니라 최신 테크놀로지 같은 새로운 것 전반에도 관심이 많아요. 신제품이 나오면 남들보다 먼저 손에 넣어야 직성이 풀리는 얼리 어답터이고, 스스로를 예술가가 아닌 패션 디자이너라고 칭하는, 젊은 사고를 가진 사람입니다. 여성들이 아침부터 저녁까지 입을 수 있는 옷을 만들기 위해 사무실에 있을 때도, 길거리를 걸을 때도 언제나 주위 사람들과 차림새를 관찰하죠.
어떤 팀원이 어떤 액세서리를 착용했는지, 지나가는 사람이 스카프를 어떻게 묶었는지 등의 디테일을 단번에 포착해내는 그의 눈썰미는 마치 기관총 같아요. 한번은 촬영 중 그가 스타일리스트에게 모델이 입은 셔츠의 단추를 좀 매만져달라고 주문한 적이 있었어요. 스타일리스트가 “왜 그러시죠?”라고 묻자 그가 “단추 삐뚤어진 거 안 보이나요?”라고 하더군요. 제 눈에도 셔츠 단추는 멀쩡히 잘 끼워져 있었는데 말이죠. (웃음)

두 분이 이토록 오랫동안 협업 관계를 이어올 수 있었던 것은 당신 역시 그에게는 없는 무언가를 지니고 있기 때문 아닐까요?
제 역할은 라거펠트의 모든 아이디어를 종이로 옮기는 겁니다. 특히 그의 이미지를 가장 완벽하게 담아낼 수 있는 종이, 촬영 기법, 프린팅 기법을 찾아내는 일은 무엇보다 흥분되는 일이죠. 사진 기술이 발달하던 초기의 종이 형태나 인화 기법들은 지금 봐도 굉장히 아름다워요. 제가 그 시절의
 사진 기술에 각별한 애착을 갖고 있었던 덕분이죠. 예를 들어, 1850년대 알퐁스 뿌아드방 Alphonse Poitevin이 화장품에 주로 사용하는 카본 색소로 사진을 인화하는 기법을 발명했는데, 이는 현재 거의 쓰지 않는 기술입니다. 하지만 몇 해 전 스위스에서 열린 칼 라거펠트의 사진전에서 이 특별한 기법으로 인화한 사진을 선보였었죠.

단순히 이미지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인화하는 방식까지 특별함을 고수한다는 점이 인상 깊네요. 샤넬이 만들어내는 이미지 작업에 규칙이나 가이드 같은 것이 있나요?
프로세스는 일정하지만 톤 앤 매너에 똑같은 규칙은 없어요. 가장 먼저 보여주고 싶은 ‘패션’을 구상하고, 모델을 정한 후 사진의 요소들을 결정합니다. 캠페인의 경우 샤넬만의 엘레강스를 보존하되 늘 새롭고 신선한 스타일을 제시하는 데 초점을 맞춰왔어요. 매번 같은 이미지를 선보이는 것은 저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에요. 지난 10월에 출간한 <샤넬: 더 칼 라거펠트 캠페인 CHANEL, The Karl Lagerfeld Campaigns>에는 1987년부터 현재까지 라거펠트와 제가 함께 만든 캠페인 이미지 전체가 수록되어 있는데요. 이 책을 보면 샤넬이 그간 얼마나 다양한 이미지를 만들어왔는지 알 수 있을 겁니다.

샤넬과 다른 럭셔리 하우스 사이에 가장 극명한 차이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라거펠트는 마드모아젤 샤넬이 남긴 풍부한 자산에 오랜 세월동안 스스로 체득한
것들을 더해 끊임없이 현대화했습니다.
지난 30년 동안 아름다운 컬렉션을 무대에 올렸을 뿐 아니라, 샤넬 하우스의 유산인 최고의 정교함과 퀄리티를 철통같이 지켜온 라거펠트야말로 오늘날의 샤넬을 있게 한 가장 큰 자산이라고 말하고 싶어요. 오랜 시간 샤넬을 위해 일해온 가족 같은 팀원과 장인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저희는 샤넬이라는 두 글자에 자부심을 느끼는 사람들이자 샤넬 그 자체이고, ‘CHANEL’ 로고가 거는 마법이 더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저희의 임무라 할 수 있죠.

 

에릭 프룬더의 인터뷰 전문은 매거진 <B>  ’샤넬' 이슈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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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m Waller

Antony Joseph, Richard Jose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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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No. 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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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넬은 가브리엘 샤넬이 20세기 초 프랑스에 세운 세계적 럭셔리 기업으로, 파리 깡봉가 31번지라는 상징적 장소를 포함해 전 세계 190여 개에 달하는 패션 부티크를 두고 레디투웨어와 핸드백, 액세서리, 아이웨어부터 향수와 코스메틱, 화인 주얼리, 워치까지 다양한 범주의 제품을 선보입니다. 또한 파리에서 선보이는 오트 쿠튀르 컬렉션으로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며 아트 디렉터 칼 라거펠트의 창조적 지휘 아래 ‘궁극의 럭셔리’와 최고의 품질, 남다른 노하우를 펼치는 데 몰두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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