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
김나래
사진
맹민화

Gildas Loaëc

길다스 로엑
Co-founder & Creative Director, Maison Kitsuné
길다스

메종 키츠네의 두 창립자 중 한 명으로 브랜드의 시작점이 된 음악 레이블을 주로 담당해온 길다스 로엑은 변화하는 시장의 흐름에 맞춰 부지런히 몸을 움직인 것이 브랜드를 성장시킨 주요 동력이라고 말한다.


비교적 최근 메종 키츠네를 접한 이들은 패션 브랜드로만 알고 있을지 모르지만, 2002년 처음 창립할 당시엔 음악 레이블로서 첫걸음을 떼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음악에 관심을 가진 계기가 궁금합니다.


제가 태어나고 자란 브르타뉴 Bretagne 반도는 거리상 파리보다 영국과 더 가까워 영국 라디오 주파수가 잡힐 정도였어요. 브리티시 팝이나 일렉트로닉 같은 음악 세계를 접한 것도 전적으로 라디오 덕분이었죠. 라디오를 통해 여러 밴드에 대해 알 수 있었고, 저만의 취향도 만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특히 바캉스 시즌엔 영국 사람들이 페리를 타고 기후가 온화한 브르타뉴로 많이들 건너오곤 했어요. 그런 시즌에 맞춰 공연하러 온 영국 DJ들의 무대를 자주 보러 갔지요. 그곳에서 하우스와 클럽 뮤직을 접했어요.

열아홉 살이 되던 해 고향을 떠나 파리 루브르 박물관 근처에 레코드 가게를 차렸다고 들었어요. 어떻게 그런 큰 결단을 내릴 수 있었나요?
저와 중・고등학교를 함께 다닌 로이크 프리장 Loïc Prigent이란 친구가 있어요. 지금은 칼 라거펠트 Karl Lagerfeld의 패션 다큐멘터리 <칼 라거펠트, 인생을 그리다(Karl Lagerfeld Sketches His Life)>를 촬영한 감독으로 잘 알려져 있죠. 저와 로이크는 어릴 적부터 취향이 비슷해 자주 이야기를 나누며, 둘도 없는 친구 사이로 지냈습니다. 우리의 음악적 취향을 공유하는 팬진(fanzine, 동호인 잡지) <떼뛰 Têtu>를 만들어서 그걸 파리 저널리스트들에게 보내기도 했죠. 로이크는 글도 아주 잘 썼거든요. 그러다 그가 파리에서 일할 기회를 얻었고, 저도 함께 파리로 오게 된 겁니다. 당시에 저는 하우스 뮤직에 완전히 빠져 있었는데, 우연찮게 매물로 나온 가게 자리를 보는 순간 저기서 뭔가를 해야겠다는 강한 직감이 들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봐도 그런 용기가 어디에서 났는지 모르겠어요. 그렇게 파리 1구에 차린 레코드 가게 ‘스트리트 사운즈 Street Sounds’에는 파리에서 활동한 거의 모든 DJ들이 몰려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다프트 펑크 Daft Punk도 그중 한 명이었죠.

벌써 15년 넘게 비즈니스를 이어오고 있어요. 처음부터 지금과 같은 성공을 기대했나요?
시작은 우연이었지만, 오늘날 메종 키츠네의 비즈니스에는 무엇 하나 우연인 것은 없어요. 브랜드를 론칭하기 전 일본에서 공동 창립자인 쿠로키 마사야 Masaya Kuroki와 함께 보낸 시간은 여러모로 의미가 있었습니다. 그 당시 일본엔 이미 음악과 패션, 라이프스타일을 동시에 파는 편집숍이 많았어요. 브랜드를 시작하는 데 큰 영감이 된 베이프 Bape도 그중 하나였습니다. 그리고 파리에 대한 일본 사람들의 열정과 사랑이 대단하다는 것도 알았죠. 저와 마사야가 브랜드를 론칭한 2000년대 초반엔 프랑스 태생의 브랜드는 물론, 다수의 글로벌 브랜드가 너도나도 중국에서 제품을 생산했는데, 일본 사람들은 중국에서 만든 단가가 낮은 물건엔 크게 관심이 없었어요. 저와 마사야는 파리에서 온 ‘메이드 인 프랑스’ 제품을 만들면 잘 팔릴 것 같다는 걸 본능적으로 알아차렸습니다. 폴로 셔츠나 카디건처럼 어떤 스타일에나 잘 어울리는 기본 아이템을 우리 식으로 재미있게 변주해 일본 시장을 공략해보기로 한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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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메종 키츠네의 스타일을 프렌치 프레피라고 표현하는데, 이 말이 정확하게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가요?.

저희 컬렉션을 본 사람들이 메종 키츠네의 옷을 ‘뉴 컬렉션 New Collection’ 내지는 ‘프렌치 프레피 French Preppy’라고 불렀죠. 프랑스에도 프레피 룩과 비슷한 의미의 베세베제(B.C.B.G, bon chic bon genre)라는 용어가 있는데, ‘멋진 스타일, 멋진 분위기’라는 뜻으로 쓰기도 하고, 엘리트들이 모이는 사립학교 학생들의 스타일을 의미하기도 해요. ‘올드 스쿨’, ‘클래식’, ‘베이식’을 키워드로 한 당시 메종 키츠네의 컬렉션은 프랑스보다 일본에서 훨씬 더 반응이 좋았어요. 일본 소비자 입장에서는 프랑스에서 날아온 브랜드가 만들었지만, 미국식 프레피 룩의 요소가
들어 있으니 프랑스식 프레피라고 부른거라 생각해요.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처음 브랜드를 시작했을 때 이야기이며, 지금의 메종 키츠네는 매 시즌 브랜드가 있을 자리를 찾아서 앞으로 나아가고 있어요. 재미를 놓치지 않으면서 시대에 뒤처지지 않게 변화하고, 날로 규모가 커지는 글로벌 소비자에게 어필하는 요소를 가미하는 데 신경을 쏟고 있죠. 프레피에 갇혀 있지 않다는 뜻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보다 훨씬 더 능력 있는 패션 전문 디자이너를 고용했어요. 셀린느 Céline에서 일했던 경력을 갖고 있는 한국인 디자이너네요.

전문 디자이너를 영입한 메종 키츠네의 컬렉션은 앞으로 어떻게 달라질까요?
지금 얘기하기엔 이른 감이 있지만, 언제나처럼 스타일과 상업성 두 가지 모두 만족할 컬렉션이 될 거라고 확신합니다. 제 생각엔 코스 Cos의 모던함과 아크네 스튜디오의 ‘필 굿 Feel Good’, 그 사이 어디쯤에 메종 키츠네가 겨낭하는 자리가 있다고 봐요.

2013년 도쿄에 카페 키츠네를 오픈하면서 본격적으로 라이프스타일 영역을 확장했습니다. 현재 메종 키츠네의 매출에서 각각의 영역이 차지하는 비율은 어떻게 되나요?
전체 수익 중 패션 파트가 90%, 레이블과 카페가 각각 5%씩 비율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과거엔 확실히 레이블 수익의 비율이 컸지만, 갈수록 그 수익이 떨어지고 있어요. 하지만 현재 음악으로 얻는 수익이 10%에 채 못 미친다고 해도 과거에 비해 전체 브랜드 수익이 훨씬 더 커진 상태이기에 액수로는 과거의 레이블 수익보다 높은 것 또한 사실입니다. 매해 30%씩 증가하는 패션 파트의 수익을 제대로 잘 활용해 ‘미니 프렌치 패션 하우스’로 거듭나는 것이 브랜드의 다음 목표라 할 수 있어요. 정통 프렌치 패션 하우스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컬렉션의 질적 완성도는 어떤 다른 프랑스 브랜드에도 뒤지지 않을 거라고 설명하면 이해하기 빠를 거예요. 거대자본이 등 뒤에 버티고 있는 여타 패션 브랜드와 달리, 저희 브랜드엔 어패럴과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를 전개하는 일본 기업 스트라이프(Stripe International Inc.)가 아주 적은 자본을 투자한 것을 제외하면 거의 독립 자본으로 운영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므로 언제든 자유롭게 의사 결정을 하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죠.

브랜드 초기에 비해 패션이나 라이프스타일 쪽으로 힘을 많이 싣는 것으로 느껴집니다. 투 도어 시네마 클럽이나 디지털리즘처럼 키츠네의 음악 레이블을 통해 세계적 뮤지션으로 커나간 사례도 많은데, 가능성 있는 아티스트를 발굴하고 프로모션하는 역할은 이제 내려놓는 건가요?
패션을 제대로 한다고 음악을 내려놓는
건 아니죠. 패션뿐 아니라 음악과 카페
 모두 끝까지 다 제대로 할 겁니다. 상황에 따라서 스페셜한 프로젝트 성격의 바이닐을 발매하겠지만, 앞으로는 스트리밍 서비스에 더 주력할 예정이에요. 소비자가 더는
 CD나 바이닐을 사지 않는 것도 사실이지만, 이와 별개로 스트리밍으로도 얼마든지 좋은 음악을 선보일 수 있기 때문이에요. 컴필레이션 앨범 역시 스포티파이 Spotify 같은 스트리밍 서비스로 접할 수 있으니, 이전과 변함없이 키츠네의 음악을 들을 수 있을 거에요. 키츠네 뮤직도 패션 비즈니스만큼이나 계속해서 새로운 방향으로 움직일 겁니다.

 

길다스 로엑의 인터뷰 전문은 매거진 <B>  ’메종 키츠네' 이슈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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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guel McKelvey

Masaya Kuroki

Maison Kitsuné
Issue No. 69

Maison Kitsun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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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프랑스 파리에서 시작한 메종 키츠네는 날 선 취향으로 새로운 뮤지션을 발굴해온 음악 레이블에서 프레피 룩의 감성을 절묘하게 이식한 패션 하우스, 브랜드의 바이브를 담은 카페로 차근차근 브랜드의 레퍼토리를 넓혀왔습니다. 글로벌 팬덤을 거느린 브랜드로 성장한 이후에도 ‘여우’라는 뜻의 브랜드 이름처럼 자유로운 변신을 거듭하며, 패션과 라이프스타일 영역을 섭렵하는 도전적 행보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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