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최태혁
사진
이주연

Geoff Watts

제프 와츠
Vice President & Green Coffee Buy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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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프 와츠 부사장은 인텔리젠시아 초기 멤버로, 지난 10 여 년 동안 좋은 커피 원두를 수급하기 위해 전 세계 원산지를 방문하는 내부 바잉팀을 이끌며 다이렉트 트레이드라는 아이디어를 시장에 성립 시킨 핵심 인물이다.

원두 바잉을 위해 출장은 얼마나 다니나요?
1년에 100일 정도요. 한 해의 4분의 1이죠.

본격적으로 산지 여행을 떠나게 된 당시 상황이 궁금해요.
회사를 설립한 후 10 년 동안은 판매에 그리 큰 비중을 두지 않았어요. 지역 사람에게 정말 맛있는 커피를 선보이고, 좀 더 여건이 되면 몇 몇 사람에게 파는 정도였죠. 1995 년 당시 시카고에는 맛있는 커피 한잔을 마실 수 있는 곳이 마땅치 않았거든요. 초반에는 다른 커피업체들처럼 수입업자에게 전화로 원두를 주문했어요“. 괜찮은 과테말라산 커피 있나요?”이런 식으로 말이죠. 그러면 그들을 통해 미국에 수입되는 과테말라산 커피 20 여 종 중에서 원두를 고르고, 발품을 더 팔 경우 기껏해야 50 여 종 중에서 선택할 수 있는 정도였죠. 그런데 과테말라 현지에 가니 수천 종류의 원두를 볼 수 있었어요. 그렇다면 왜 굳이 선택의 폭을 50 여 종 정도로 국한할 필요가 있나 싶었습니다. 커피 농가를 일일이 찾아다니며 저희가 원하는 원두를 얻기 위해서는 그들과 좀 더 가까워질 필요가 있었어요.

원산지 농장주나 농부들의 관계까지 중요하게 여기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단순히 도움의 손길을 주려는 것이 아닙니다. 성공적인 기업 활동을 위해서는 비용 절감과 이익의 극대화가 필수라는 것이 공식으로 자리 잡을 필요는 없다는 생각에서 비롯되었다고 보는 게 더 맞을 거예요. 대신 다른 접근 방식을 통해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시간은 좀 더 걸릴지 몰라요. 5년, 10년을 내다보거나 심지어 30년을 내다봐야 할지도 모르는 일이죠. 하지만 결과적으로 우리 방식으로 우리가 목표한 바를 이룰 수 있다면 더 큰 만족감을 느끼고, 더 뜻깊을 것 같았어요. 많은 이가 농가와 힘을 합치면 더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을 거라곤 꿈에도 생각지 못했을 거예요. 저희는 매년 전 세계 40 여 군데의 커피 농장주들을 초청하는 행사를 진행하고 있어요. 이를 통해 그들은 커피라는 공통점을 가진 큰 공동체의 일원이라는 걸 인식하게 되죠.

현지에서 그런 의미와 가치를 이해시키는 게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요.
진정성 sincerity, 이 단어가 저희 회사에 대해 많은 걸 이야기한다고 생각해요. 커피 농가에겐 항상 이렇게 이야기해요. “우리가 원두 재배에 대해 너무 까다롭게 군다는 것을 잘 알고 있어요. 하지만 이 커피를 마시는 사람은 여러분 앞에 있는 내가 아니라 고객입니다” 라고요. 그러니까 우리가 힘을 합쳐 감동시킬 대상은 고객이지 원두 바이어가 아니라는 논리가 성립하는 것이죠. 원두를 사러 다닌다고 하면 사람들은 인디아나 존스같이 세계를 돌아다니고, 뱀이 득실거리는 정글을 헤집고 다니다가 어렵사리 최고 품질의 커피를 찾아내는 이미지를 떠올려요.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죠. 우리는 보물을 찾는 탐험가가 아니라 개발자에 가깝다고 생각해요.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투자 가능성을 모색하고, 투자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그런 사람들이죠. 그래서 단순히 최고의 커피를 찾아 다니는 차원을 넘어 최고의 커피 원두를 생산할 수 있는 최고의 농가와 재배지를 발굴한 다음 최고의 커피 재배가 가능하도록 투자합니다. 그러려면 인내심과 진정성이 있어야 하죠.

흔히 인텔리젠시아를 커피 역사에서 서드 웨이브를 이끄는 선두 주자라고 하는데, 서드 웨이브의 핵심은 무엇인가요?
커피 농가와 로스터 간의 유대 관계를 강화하고, 공급망을 투명하고 원활하게 돕는다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아울러 커피 추출 방법에 대한 깊은 고민도 중요하고요. 우리가 해낸 일 중 하나를 꼽으라면 커피를 준비하는 행위 자체를 일종의 숙련된 ‘기술 ’로 인식시켰다는 겁니다. 기존의 커피 브랜드들이 자동화된 기계에 커피를 털어 넣고 버튼 한 번 눌러 커피를 뽑아내는 정도에 그친 반면, 서드 웨이브의 커피업체들은 다양한 추출 방식과 원두 각각의 고유한 특성에 주목하기 시작한 것이죠. 최근 들어 일부 고급 레스토랑이 최고 수준의 커피를 고객에게 내놓기 시작했는데, 15 년 전에는 상상도 못 한 일이었거든요.

직원 중 상당수가 바리스타인데 그들은 어떻게 관리하시나요?
고유의 바리스타 문화를 만들려고 해요. 바리스타들이 전 세계나 미국 전역을 대상으로 하는 바리스타 대회에 출전하도록 독려하고 있죠. 단순히 수상이 목표가 아니라 바리스타에서 로스터에 이르기까지 모든 사람이 디테일한 부분에 좀 더 신경을 쓰도록 하기 위한 것입니다. 사실 기존의 비즈니스 모델을 따른다면 지금 이 시점에서 물건을 판매할 만한 내부 체계와 채널을 구축하는 게 우선인데, 저희 회사는 그 반대를 선택했어요. 저희 자신, 더 나아가 주변의 친구들, 저희 회사 직원들 혹은 여타 다양한 사람이 맛있게 마실 수 있는 커피를 선보인다는 단순한 목표를 갖고 있으니까요.

앞으로 인텔리젠시아의 방향을 어떻게 전망하나요?
일반적으로는 이 정도 수준에 올랐으니 이제 좀 더 많은 수익을 거두자고 생각할지 몰라요. 그걸 “젖소에게서 우유를 짜낸다 milking it”고 표현하죠. 어느 정도 성장했으니 젖소에게서 우유를 짜내 그 우유를 맛보는 것처럼 우리가 이루어낸 성과의 단맛을 보자는 생각인 겁니다. 사실 창업 후 17 년 동안 저희가 한 일은 기존 회사가 다루는 성질의 것이 아닙니다. 더 넓게 보면 지역사회의 일원으로 이전에 없던 새로운 일을 개척한 것이에요. 저희는 가치를 창출하는 일을 해왔다고 생각합니다. 저희가 하는 일은 커피 농가부터 맛있는 커피를 마시는 고객에 이르는 전 과정에 걸쳐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키는 일이기 때문이죠. 만약 혁신을 멈추고, 매출을 극대화하는 데만 힘을 쏟는다면 수익도 얻고 사업도 그럭저럭 유지하겠지만, 언젠가는 혁신이 완전히 멈춰버리고 사업을 할 재미가 없어질 겁니다. 다행히 저희 회사는 아직 비상장회사라서 소신대로 의사 결정을 내릴 수 있죠.

개인적인 꿈에 대해 말해주세요.
커피 농장을 직접 운영해보고도 싶고…. 커피 산업은 여전히 세계적 규모로 성장할 여지가 얼마든지 있다고 생각헤요. 커피는 아직 갈 길이 먼 분야입니다. 지금 커피 산업은 신생아와 같다고 보면 돼요. 와인이나 맥주처럼 여러 세대에 걸쳐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산업과 비교하면 아직 초기 단계인 셈이죠. 커피는 사실 오랜 기간 동안 정체돼왔고, 스페셜티 커피의 경우 그 역사는 더욱 짧아요. 세계시장에 선보인 지 30 년이 채 안 됩니다. 한국, 중국 그리고 동부 유럽의 경우 커피 소비 패턴에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어요. 이런 신흥 시장의 경우 시장의 성장에 박차를 가하고, 커피 문화를 세련되게 다듬어나갈 필요가 있습니다. 품질 좋은 커피를 맛보기 위한 여정을 막 시작했기 때문에 커피업계에 종사하는 사람이라면 활약할 수 있는 곳이 많다고 생각해요.

하고 싶은 일이 많아 시간이 걸릴지 모르겠습니다.
커피는 자연이 만든 귀한 존재입니다. 그걸 많은 사람이 정성 들여, 오랜 시간 동안 연구한 끝에 우리가 맛있게 마실 수 있는 것이죠. 아이가 성장할 때까지 온갖 정성을 기울이는 것과 이치가 맞닿아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커피의 품질에 만족이란 건 있을 수 없죠. 그게 더그가 늘 강조해온 점이에요.

Robert Buono

Dani Reiss

Intelligentsia
Issue No. 11

Intelligent s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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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시카고의 작은 커피 전문점으로 시작한 인텔리젠시아 커피는 생산지와 품종이 확실하며, 맛이 뛰어난 커피를 일컫는 스페셜티 커피계의 선두 주자입니다. 현재 대형 커피 브랜드를 위협할 만큼 성장한 이들은 커피가 재배되어 소비자에게 도착하는 과정에 관여하는 모든 사람이 커피를 제대로 알고 대함으로써 더 좋은 커피 문화를 만들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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