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
박은성
사진
황상준

Eva Chen

에바 첸
Head of Fashion Partnerships, Instagr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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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출신의 뷰티 에디터, 콘데나스트의 최연소 편집장으로 미디어의 주목을 받다 2015년 7월 인스타그램에 합류해 패션 파트너십팀을 이끄는 에바첸은 인스타그램의 가장 긍정적 영향력은 비단 패션뿐만 아닌 모든 종류의 관심사를 통해 자신과 비슷한 사람, 혹은 자신에게 맞는 수많은 롤모델을 찾을 수 있게 해준 것이라 말한다.

<럭키> 매거진 편집장으로 일하다 인스타그램으로 자리를 옮겼을 때 큰 관심이 쏠렸어요. 종이 매체 시대의 변화를 보여주는 또 하나의 상징적 모습 같기도 했습니다.
많은 사람이 제가 매우 급진적인 커리어 변화를 거쳤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패션 매거진과 IT는 완전히 다른 업계로 여기니까요. 하지만 제가 인스타그램에서 하는 일은 그동안 해온 일의 맥락과 실제로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제 일은 여전히 콘텐츠 제작과 스토리텔링의 연장선에 있어요. 매거진 에디터로 일하면서 제가 가장 즐겁게 여긴 부분은 온갖 독특한 아이디어를 현실로 만드는 일이었습니다. 그럼피 캣 Grumpy Cat(@realgrumpycat)이나 네빌 제이콥스 Neville Jacobs(@nevillejacobs) 같은 동물 스타를 데리고 패션 화보를 촬영하기도 했죠. 인스타그램에서도 마찬가지예요. 온갖 멋진 아이디어를 현실로 만듭니다. 그동안 쭉 함께해온 패션계의 크리에이티브한 사람들과 여전히 함께 말이에요. 그저 도구만 바뀌었을 뿐이죠.

인스타그램 패션 파트너십팀에서 하는 일을 소개해주세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을 것 같아요. 제가 하는 일의 절반은 패션과 관련 있는 모든 사람들, 그러니까 모델과 디자이너부터 스타일리스트, 매거진 관계자, 자신의 패션 라인을 지닌 셀러브리티 등을 만나 그들이 어떻게 하면 각자가 필요한 바에 맞게 인스타그램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지 그 방법을 알려주는 겁니다. 현재 인스타그램에는 피드뿐만 아니라 영상, 스토리, 라이브 같은 다양한 기능이 있고 그것을 활용해 할 수 있는 일의 범위는 무궁무진하니까요. 나머지 반은 인스타그램 내부 팀들과 협력하는 겁니다. 예를 들어 스토리 같은 새로운 기능을 론칭할 때 패션 커뮤니티가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기능의 어떤 측면을 가장 많이 활용할지 등을 예측하고 서로 의견을 나눕니다. 커뮤니티의 요구와 바람을 대표해서 팀에 전달하고, 인스타그램이 모든 변화와 개발 과정을 사용자 의견 중심으로 생각하도록 돕는 것이죠. 외부의 피드백을 가져다 내부의 것으로 만드는 거라고 할 수 있어요. 같은 의미에서 제가 패션 커뮤니티 전반을 대표해서 인스타그램을 검증하고 있다고도 말할 수 있겠죠. 말하자면 ‘인스타그램 치료사(Instagram therapist)’ 같은 역할이라고나 할까요.(웃음)

패션 위크처럼 패션계 전체가 움직이는 중요한 이벤트가 있습니다. 이런 이벤트를 패션 파트너십팀에선 어떤 방식으로 활용하나요?

시상식 시즌을 예로 들어볼까요. 파트너십팀은 스타가 콘텐츠를 만들 때 원하는 목적과 방향성에 가장 알맞은 방식으로 팬들과 소통하도록 다양한 가이드와 팁을 줄 수 있어요. 시상식 시즌은 세계적 스타들이 각자의 글램스쿼드 glam squads(패션 스타일리스트, 메이크업 아티스트, 헤어 디자이너 등으로 이루어진 스타일링 팀을 부르는 명칭)와 함께하는 장면을 인스타그램에 노출하면서 시작됩니다. 지난 시즌에는 릴리 콜린스 Lily Collins(@lilyjcollins)가 부메랑 Boomerang으로 골든 글로브 시상식 드레스를 살짝 선공개했고, 지방시 Givenchy(@givenchyofficial)도 부메랑을 통해 에마 스톤 Emma Stone이 입을 오스카 시상식 가운을 공개했어요. 하이디 클룸 Heidi Klum(@heidiklum)은 하이퍼랩스 Hyperlapse 로 시상식 당일에 드레스업하는 과정을 팔로어들과 공유했죠.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이런 긴밀한 콘텐츠는 스타와 전 세계 팬이 서로를 아주 가깝게 느끼도록 해줍니다. 부메랑 하나로 마치 레드 카펫에 함께 있는 듯한 기분을 주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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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이 패션을 민주화했다는 미디어의 평가가 틀리지 않다고 봅니다. 페이스북과 트위터가 정치와 미디어 여론을 움직이고, 유튜브가 뷰티 인더스트리를 명품 중심에서 중저가 브랜드 중심으로 완전히 뒤바꿔놓았듯이 말이죠. 인스타그램은 등장한 이래 패션과 뷰티업계의 판도를 어떻게 바꾸었나요?
인스타그램으로 모든 사람이 패션의 ‘프런트 로 front row’에 앉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오클라호마에 사는 소녀와 서울에 사는 전문직 직장인 할 것 없이 말이에요. 인스타그램은 오랫동안 대중에게 가려져 있던 ‘그들만의 세계’를 꺼내 보여주고 있습니다. 스타일리스트가 현장에서 어떻게 일하는지, 차세대 카이아 거버 Kaia Gerber나 벨라 하디드 Bella Hadid를 꿈꾸는 모델들이 자신의 커리어를 어떻게 쌓아가는지 전부 생생하게 볼 수 있어요. 과거의 패션업계는 배타성이 아주 강했죠. 업계의 인사이더와 나머지를 가르는, ‘우리는 너희와 달라(you can’t sit with us)’라는 태도가 짙게 깔려 있었어요. 지금은 누구나 패션계의 일부가 될 수 있습니다. 플랫폼과 기회를 스스로 만들어낼 수 있는데, 기껏해야 1000명 남짓만이 인정받는 패션 엘리트 그룹에 굳이 끼려고 발버둥 치지 않아도 된다는 거죠. 누군가 당신을 인정하고 힘을 줄 때까지 기다릴 필요가 없어진 거예요. 저 자신만 해도, 어릴 때 실제로 패션 세계에 얼마나 다양한 커리어와 가능성이 존재하는지 알지 못했어요. 여러 측면에서 지금의 인스타그램은 일종의 패션 스쿨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패션 역사부터 업계에 존재하는 수많은 직업까지 모든 것을 배울 수 있어요. 원하는 만큼 얼마든지 깊이 파고들 수 있죠.

수많은 기회와 선한 영향력이 절대적 부분을 차지하지만, 과거 패션 매거진이 과도한 포토샵으로 여성의 미의식을 왜곡한다는 비판이 있었던 것처럼 인스타그램에서도 일시적이나마 “#thighgap” 같은 왜곡된 미적 메시지가 유행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문제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요?
저는 패션의 미래가 다양성과 수용성으로 귀결할 거라고 믿어요. 인스타그램을 통해 다양한 피부색, 다양한 신체 사이즈, 다양한 신체 형태의 모델들이 자신의 존재를 알림으로써 패션 하우스가 모델을 기용하는 데에도 실질적 변화가 있었습니다. 브랜드들이 이런 부분에서 책임 의식을 느끼는 데 인스타그램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어떤 브랜드가 오로지 한 가지 특정한 타입의 모델만을 편파적으로 기용한다면, 그들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당장 비판을 받을 겁니다. “이런 건 옳지 않다”고 말하는 댓글이 2000개나 달린다면 누구도 그런 상황을 무시하기가 어렵죠.

당신이나 @songofstyle의 아미 송처럼 인스타그램을 통해 자신의 열정을 표현하고, 이를 커리어로까지 확대한 이들의 선례가 전 세계의 10대에게 큰 영감을 주고 있다고 느낍니다. 인스타그램이 지니는 가장 긍정적 영향력은 무엇이라고 보나요?
어린 시절 저는 롤모델로 삼을 만한, 저와 닮고 공통점이 있는 사람을 그리 많이 보지 못했어요. 미셸 콴 Michele Kwan이나 크리스티 야마구치 Kristi Yamaguchi, 코니 청 Connie Chung, 루시 리우 Lucy Liu 정도가 전부였을까요. 하지만 지금은 누구나 각자에게 맞는 수많은 롤모델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아미 송 Aimee Song이나 니콜레트 메이슨 Nicolette Mason(@nicolettemason) 같은 블로거, 조던 던 Jourdan Dunn(@jourdandunn) 같은 모델은 어린 여성들의 롤모델이 되고 있죠. 인스타그램을 통해서 비단 패션뿐 아니라 어떤 종류든 같은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과 연결될 수 있어요. 공통의 관심사를 나눌 사람이 자기 주변에 없다고 느끼는 아주 외진 오지 마을에 사는 열다섯 살 소녀도요. 당신이 어떤 모습이고 어디에 살든 공통분모를 가진 사람을 찾아내고 소통할 수 있다는 것은 제가 인스타그램을 사랑하는 많은 이유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에바 첸의 인터뷰 전문은 매거진 <B>  '인스타그램' 편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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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스탠퍼드 대학교를 졸업한 두 청년 케빈 시스트롬과 마이크 크리거의 손에서 시작된 인스타그램은 창립 8년 만에 전 세계 월 활동 계정 수 10억을 돌파하며 가장 영향력 있는 소셜 미디어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문자와 언어의 한계를 초월한 이미지 중심 커뮤니케이션의 직관성, 커뮤니티의 의견을 실시간으로 수렴해 서비스에 발 빠르게 적용하는 사용자 중심의 사고는 인스타그램의 성공 토대를 만들어온 핵심 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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